기로 선 남양유업
4년째 적자 수렁…직원·광고 줄여 허리띠 '질끈'
③新성장 투자 제약…3년새 직원 15%↓·광고비 2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출처=딜사이트)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적자 수렁에 빠진 남양유업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특히 고정비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인력 감축과 함께 광고선전비 축소가 두드러진다. 시장에선 아직 종결되지 않은 경영권 분쟁으로 새로운 성장투자에 제약이 걸린 가운데 최대한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관측 중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4년째 적자사슬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연결기준 7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후 2021년 779억원과 작년 868억원의 손실을 내며 해마다 적자폭을 키웠다. 올해 1분기에도 15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2571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남양유업의 적자 원인을 우유·분유사업의 성장 한계에서 찾고 있다. 최근 국내 유업계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실제 낙농진흥회의 우유 유통소비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민 1인당 백색우유 소비량은 26.3kg으로 21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에 남양유업도 전체 매출의 70% 안팎을 담당하고 있는 우유·분유사업의 합산매출이 2019년 7665억원에서 작년 6721억원으로 3년 동안 12.3%나 감소했다.


반면 원료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며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특히 주원료인 원유가격의 경우 2019년 Kg당 1071원에서 올해 1분기 1137원으로 66원이나 오르며 원가부담을 가중시켰다. 결국 남양유업 입장에선 우유·분유사업을 대체할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가 절실한데 경영권 분쟁 소송이 장기화되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남양유업은 앞서 2021년부터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경영권 매각을 두고 소송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남양유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선 남양유업이 그나마 적자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인력 감축과 광고선전비 축소 등을 통한 고정비 절감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남양유업 최근 4개년 직원수와 총급여. (출처=금융감독원)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인력 감축이다. 남양유업의 직원(임원 제외) 수를 보면 적자로 전환되기 직전 해인 2019년 2487명에 달했지만 작년 말에는 2109명까지 줄었다. 불과 3년 만에 15%의 인력이 사라진 셈이다. 이 기간 자체적인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신규직원 채용도 대폭 줄였을 것이란 시장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직원이 줄면서 같은 기간 남양유업의 총 급여액 규모도 1187억원에서 1022억원으로 165억원(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2017~2019년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이 47억원 남짓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의 3배를 웃도는 비용을 인력 감축으로 절감한 셈이다.


남양유업은 이에 그치지 않고 광고선전비도 크게 줄였다. 이 회사는 2019년 582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지만 이후 수익성 악화로 대대적인 긴축경영에 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감축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광고선전비는 작년 말 기준 448억원까지 감소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3%나 줄어든 금액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경우 장기화된 경영권 분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투자에 제약이 걸려 있는 형편"이라며 "결국 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고육지책으로 고정비용 절감에 총력을 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 인건비와 광고선전비 중심으로 판매관리비를 많이 줄었다"며 "다만 인력 감축의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외식매장과 판촉지점들의 폐쇄와 방문판매 축소 등으로 자연퇴사자가 늘어난 탓"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기로 선 남양유업 6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