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창의 窓]
삼성전자 영업이익과 '1음바페'
축구선수 몸값보다 적은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판을 키워라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언팩 행사장 모습(제공=삼성전자)


[이규창 편집국장] 유럽 클럽축구의 모든 경기는 마치 월드컵 결승전 같다. 과열된 분위기 탓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수많은 뒷얘기와 엄청난 금전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유럽 축구 열기는 아시아로도 옮겨간 지 오래다. 차이나머니, 오일머니가 앞 다퉈 유명 클럽을 인수하거나 세계적 스타 선수를 영입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축구클럽 알힐랄이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선수인 킬리안 음바페에 연봉과 보너스, 추가 상업적 수익을 합쳐 7억 유로(약 9900억원)을 제안했다. 음바페의 소속팀인 PSG에는 3억 유로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유럽의 명문 축구클럽으로 이적을 노리는 전성기의 음바페는 제안을 거절했으나 '몸값 1조원'의 축구선수가 탄생할 뻔했다. 또 다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우디 축구리그(프로페셔널 리그)로 이적한 점을 보면 음바페도 전성기 이후에 사우디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지도 모르겠다. 몸값은 전보다 못하겠지만.


유럽이 축구스타들의 이적설로 들썩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26일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행사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갤럭시 Z 플립5와 Z 폴드5를 한류와 한국의 美에 담아냈다. 제품 디자인과 성능 개선은 물론,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연 삼성전자가 시장 판을 키우기 위해 작정하고 준비한 티가 역력했다는 평가다. 단순히 경쟁사를 따돌리는 문제가 아니다.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고 그 속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전략이 행사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삼성전자, 더 크게는 우리나라 수출에 반도체 비중이 너무 크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제 그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그래도 4조원이 넘는 반도체 부문 적자를 다른 부문이 메워냈다. 반도체 시황이 상승곡선을 그릴 때까지 다른 부문이 엄청난 성과를 계속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6000억원대를 나타냈다. 국내 1위 기업이자 세계적 첨단기업인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음바페'보다 적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비웃자고 비교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3분기에 '17음바페' 이상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던 삼성전자다.


음바페에 대한 알힐랄의 베팅은 아무리 오일머니라고 해도 과도하다. 하지만 알힐랄은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를 영입해 당장의 성적과 흥행 외에 클럽과 나아가 사우디 리그의 위상 제고라는 미래 가치까지 고려했을 것이다. 그 배경에 어마어마한 축구시장 판이 깔려 있어 가능한 베팅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수요를 창출하는 공급자 역할을 할 자본력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을 예를 들면 가장 강력한 라이벌 애플이나 중국 업체보다 단순히 몇 가지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부족하다. '갤럭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삼성전자의 언팩은 시간이 갈수록 세계적 이벤트로 격상되는 느낌이다. 이제 다른 부문에서도 이벤트를 넘어서 시장을 만들고 그 판을 키워야 칠만전자에 머물고 있는 주가도 훨훨 날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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