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 전고체 배터리社 '티디엘' 인수
보유 현금 198억 들여 지분 54.56% 취득…"에너지저장장치 사업 확대"
티디엘의 고체 전해질 소재 생산공정 설비. (출처=티디엘 홈페이지)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국내 1위 2차전지 전해액 기업 엔켐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의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티디엘을 인수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켐은 티디엘(TDL) 주식 422만9100주(54.56%)를 기존 보유 현금 198억원을 활용해 취득하기로 했다.


엔켐의 이번 투자는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과 관련해 배터리 전해질 소재 기술을 확보하고, 전기차(EV)중심의 제품 생산에 더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위해 진행됐다. 티디엘 인수로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향후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 상용화 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티디엘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개발 기업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의 분리막과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차세대 2차전지로 알려졌다. 모든 소재가 고체로 구성돼 에너지 밀도가 높고 대용량으로의 구현이 용이하다. 특히, 이온의 이동을 돕는 전해질 역시 고체이기에 배터리의 화재 및 폭발 가능성을 낮춘다.


앞서 티디엘은 ESS 등에 적용 가능한 자체 전고체 배터리 제품을 개발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또, 국내 최초 조달청에 관련 제품의 품목 등록과 직접 생산 인증 역시 마쳤다.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 성공한 양산형 전고체 배터리 제품 'DUMU-6070150'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공장 생산 규모는 80MWh에 달한다.


티디엘은 올해 초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이차전지 전문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로 구성된 ESS용 모듈 'TAM-시리즈'를 공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첫 모델인 'TAM-500-1'은 4Ah급 전고체 배터리를 7S(직렬) 5P(병렬) 구조로 설계한 제품으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도 탑재했다.


티디엘은 실증특례 제도를 이용해 한국전력과 지자체에 ESS용 전고체 배터리를 우선 공급하고 있으며, 고온·고압의 안정적인 방산용 배터리 납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9년 KDB산업은행, KB증권, 포스코, 유니드 등 국내 유수 기관 및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엔켐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티디엘이 강점으로 보유한 산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보다 소형 제품에 적합한 산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디엘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대신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성평가 등 일련의 과정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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