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류 녹인 갤럭시 언팩, 내년에도 기대해볼까
13년 만에 처음 국내에서 행사 개최...'K-컬쳐'로 꾸민 행사 호평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0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지난 26일 갤럭시 Z 플립5와 폴드5를 공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행사장은 한국적인 색채가 가득했다. 언팩의 시작과 끝은 BTS 멤버 슈가의 솔로곡인 '대취타'로 장식했고, 제품 체험 공간에는 한옥 창호와 기와지붕, 병풍 등 전통 건축 디자인으로 꾸몄다. 부스 안팎에는 한국의 야경을 재현해 담아냈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연예인들이 다수 참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진행한 행사이니 만큼, 행사에 한류를 녹여냈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 취재진이 궁금해했던 점은 '왜 한국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했는가'였다.


갤럭시 언팩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로, 삼성전자가 개최하는 이벤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10년 갤럭시S 시리즈가 세상에 나온 이후 13년 동안 언팩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됐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불가능했던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부터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언팩 행사 역시 해외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뒤엎고 한국에서 진행했다. 앞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지난 6월 호암상 시상식을 마친 뒤 '언팩을 왜 서울에서 진행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이 의미 있으니까, 중요하니까"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시원스럽지 않은 답변이었기 때문에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인해 해외에서 행사 진행이 어려웠던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왔다. 실제로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은 내리막길이었다.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DS)부문은 2개 분기 연속 4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악화 때문이든, 한국이 의미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든, 중요한 점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행사는 1100명의 국내외 취재진과 인플루언서 그리고 약 900명의 삼성전자 관계사 임직원들이 초대돼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된 신제품 발표가 끝난 후에도 제품 체험 존은 입장하기 어려울 만큼 인파가 몰렸다. 행사장에는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더 많이 들렸고, 전세계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은 신제품의 기능이 소개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있다. 언팩 행사에서 발표된 플립5와 폴드5는 역대 최고의 제품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개최지 선정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제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실적이 악화됐다고는 하지만 하반기 모바일 부문의 매출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언팩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점차 확대될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행사를 개최한 것은 오히려 국산 스마트폰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올해 언팩으로 증명해냈다. 앞으로도 언팩이 해외로 소비자를 찾아가는 게 아닌, 소비자가 국내로 찾아오게 만드는 행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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