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더클래스효성, 3세 위한 폭탄배당?
조현상 부회장 지분율 98%…승계자금 조달용 관측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사진=효성)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공식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이 막대한 규모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가운데 시장은 이 회사가 언제쯤 배당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너 3세인 조현상 부회장이 향후 부친인 조석래 회장의 지분을 승계 받을 때 사실상 개인회사인 더클래스효성의 배당금을 활용해 해결할 가능성을 높게 점쳐서다.


더클래스효성은 2003년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주도로 설립됐다. 당시 효성 전략본부를 이끌었던 조 부회장이 딜러 사업에 뛰어든 표면적인 이유는 그룹의 미래먹거리 확보였다. 하지만 시장은 3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관측이 나왔던 이유는 조 부회장과 함께 그의 형(조현준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들도 더클레스효성 지분을 5.1%씩 동일하게 확보했던 까닭이다.


이에 효성 오너 3세들이 더클레스효성을 승계 실탄을 마련하는 인큐베이터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향후 계열분리 때 이 회사를 조현상 부회장이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시장서 나왔다. 효성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데다 조 부회장 주도로 더클래스효성이 설립됐단 이유에서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맏형 조현준 회장이 '왕자의 난'을 촉발한 조현문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2017년, 조현상 부회장이 개인회사 에이에스씨(전 디베스트파트너스)를 활용해 더클래스효성을 장악했단 점이다.


구체적으로 조 부회장은 2016년 ㈜효성이 소유하고 있던 더클래스효성 주식 전량(58.02%)를 매입했고, 이듬해 단행된 유상증자에 참여해 에이에스씨(더클래스효성 2대주주 31.54%)를 인수했다. 이후 자신이 보유한 더클래스효성 지분 61.5%를 에이에스씨에 넘겼다. 그 결과 에이에스씨는 더클래스효성의 지분을 93.04%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이 회사 위에 조현상 부회장이 위치하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조현상 부회장→에이에스씨→더클래스효성)가 구축된 후 더클래스효성은 벤츠 등의 판매호조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갔다. 실제 2018년 개별기준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조5261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4년 새 연평균 11.2%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영업이익(285억원→660억원)과 순이익도(246억원→513억원) 같은 기간 각각 연평균 49.7%, 64.2%씩 증가했다.


실적 우상향 기조가 이어지면서 더클래스효성의 미처분이익잉여금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작년 말 이 회사가 보유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억원이나 늘어났다. 시장은 이에 더클래스효성이 언제쯤 배당을 재개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건너뛰기도 했지만, 배당 재개 시 사실상 조현상 부회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라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더클래스효성의 추후 배당은 앞단 진행됐던 중간배당과 달리 상당한 고액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조석래 명예회장이 일찍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지분 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상 부회장이 부친의 주식을 조현준 회장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는 걸 고려하면 효성그룹의 지분 정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더클래스효성 배당금을 계열분리 실탄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10.13%) ▲효성첨단소재(10.32%) ▲효성티앤씨(8.98%) ▲효성중공업(10.55%) ▲효성화학(7.48%) ▲갤럭시아디바이스(100%) ▲공덕개발(50%)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조 명예회장의 현재 주식가치는 6000억원이 넘는다. 단순 계산해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해당 주식을 증여받기 위해선 각각 14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큰 틀에서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 대부분을 승계받겠지만, 조 부회장 역시 더클래스효성 배당금을 활용해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고 있고, 앞서 조현문 전 부사장이 사실상 오너 일가에서 퇴출된 상황을 고려하면 조현상 부회장이 사실상 가져갈 만한 계열사도 많지 않고 섣부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효성그룹의 주력인 산업자재(효성첨단소재), 화학(효성화학), 섬유·무역(효성티앤씨) 등을 제외한 사업의 경우 조 부회장이 계열 분리 형태로 가져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더클래스효성은 이러한 시장의 관측에 대해 어떠한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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