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별한 지성(Xi)이란
기업 모든 활동 브랜드 평판과 직결…GS건설의 신뢰 회복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이(Xi) 브랜드. (출처=자이 홈페이지)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상위 주거브랜드로 꼽히는 자이(Xi)가 큰 상처를 입었다.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강남 고급아파트 물난리, 폭우 속 콘크리트 타설 등 연일 안전 문제로 뭇매를 맞은 탓이다.


자이 브랜드는 희화화의 대상이 됐다. 순살자이, 대충짓자이, 살아남자이, 그만하자이, 자이자이자슥아. '특별한 지성(?)'을 갖춘 네티즌들의 기막힌 작명법은 강한 자극을 원하는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됐고, 자이는 그렇게 조롱의 대상이 됐다. 


래미안과 더불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아파트 브랜드였으나 단 며칠새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평판을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실감케 된다.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이기도 하다. 


GS건설 입장에선 억울한 면이 없진 않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처럼 자체개발사업이 아니라 도급사업인 만큼 모든 책임을 오롯이 지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과 형태에 대해 GS건설이 못마땅해하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설계·감리 문제도 분명히 지적됐다. 문제가 된 인천 검단아파트 철근 설치율이 98.65%인데 어떻게 '순살 자이'일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건물은 무너졌고 시공 상의 문제도 분명히 지적됐다. 건물이 내려 앉은 마당에 철근 98.65% 얘기는 무색할 수 밖에 없다. 최근 3년간 자이 아파트의 하자건수는 2818건으로 10대 건설사 중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붕괴사고가 시간문제 아니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사고 수습에 대처하는 GS건설의 일련의 행보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최상위 건설사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는 온데간데 없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검단아파트 현장소장 임원은 어이없는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곳곳에서 물난리가 벌어지자 그건 해당 관리사무소 책임이라는 답변도 돌아왔다. 


국토부 조사발표 이후 밝힌 사과문은 4번이나 수정돼 발송됐으며 첫 번째 사과문에는 전면 재시공 내용이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최대한 재시공 범위를 충분히 넓혀서'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가, 전면 재시공으로 정정하면서 혼란을 자초했다. 뭔가 깔끔한 사과와 책임 있는 답변 대신 '내 탓인 듯 내 탓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만 계속됐다. 


잇딴 안전문제로 회사 CEO인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회사 안팎에서는 8월 국토부의 전수조사 발표 이후로 리더십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왔다. 


하지만 위기 국면에서 교체 없이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향후 있을 영업정지는 곧장 행정처분 집행정지로 대응할 계획을 마쳤고 내내 혼란스러웠던 내부 분위기는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늘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다. 아파트 품질부터 임직원 행동까지 모든 것은 브랜드 평판으로 직결된다. 기업의 모든 활동이 평판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새겨야 한다. 자이가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을 통해 품격과 평판에 맞는 브랜드로 재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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