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점찍은 제주용암수…돌파구 찾을까
중국 유통 기업과 오리온제주용암수 수출 계약 체결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시장은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 생수와 비교하면 가격메리트가 떨어지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산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하면 브랜드 파워가 현저히 떨어진단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오리온은 중국 청도시 최대 음료기업과 계약을 맺은 만큼 제주용암수의 우수성을 충분히 알릴 수 있게된 만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오리온은 7년 전인 2016년 생수 제조사 제주용암수를 21억원에 인수하고 690억원을 들여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3년 동안 용암해수에서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을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 결과, 2019년 11월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힌 까닭이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마찰이 대표적이다. 2020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앞서 오리온이 용암수를 중국에서 판매하는 조건으로 취수를 허락한 만큼 수출용으로만 판매할 수 있다며 국내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오리온은 2개월 간 허송세월 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자사 온라인몰과 면세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긴 했지만 소비자 접점 부족으로 인지도 쌓기에 실패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지난해 생수 시장 점유율(가정용 판매량 기준) 조사만 봐도 제주용암수의 국내 점유율은 0.1%가 되지 않았다.


해외 성과도 다르지 않다. 당초 점찍었던 중국의 경우 프리미엄급 생수는 에비앙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선점 중이고, 저가의 경우 현지 농푸산췐이 높은 점유율(20%)을 차지하고 있어 틈새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용암수의 가격이 중국 현지 생수보다는 비싸고, 프리미엄 제품군에 비해선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까닭이다. 실제 330ml 20병 기준 에비앙은 11800원, 제주용암수는 8400원, 농푸산췐은 3043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외 제주용암수 론칭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글로벌 시장이 폐쇄된 부분도 시장 연착륙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국내외 할 것 없이 연착륙에 실패한 까닭에 제주용암수 생산법인은 설립 이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설비 투자 등을 단행한 2019년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공장 가동을 본격화 이후에도 121억원(2020년 61억원, 2021년 41억원, 2022년 6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오리온은 이에 중국 현지 유통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청도시에서 가장 큰 음료기업인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와 수출 계획을 체결하기도 했다. 오리온이 중국을 점찍은 이유는 '초코파이' 등으로 자사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데다 인구 대비 생수 소비가 많지 않은 터라 반등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일례로 중국(14억2567만명) 대비 미국(3억3999만명)의 경우 인구수가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생수 시장 규모는 5배(중국 16조4611억원, 미국 86조3886억원) 이상 크다.


그럼에도 시장은 제주용암수가 중국에서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리온이라는 인지도는 '초코파이' 등 특정 맛이 기반이 되는  제과부문에 쌓은 것이니 만큼 사실상 차이를 느끼기 힘든 생수에선 적용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울러 에비앙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비해선 브랜드 인지도가, 중국 현지 제품에 비해선 가격적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제주용암수는 제주도 현무암 아래 위치한 용암수를 끌어올리면서 많은 비용이 드는 탓에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다"며 "프리미엄 생수 라인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데, 글로벌 브랜드가 이미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을 꽉 잡고 있어 유통망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제주용암수의) 인지도를 제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청도시 최대 음료판매 기업 중 하나인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와의 중국 수출 계약을 맺은 만큼 제품 생산량 증가에 따른 음료사업의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의 청정 수자원인 용암해수의 우수성을 중국에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리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남아시아, 미주 등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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