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 가능성 높아지는 까닭
상반기 전체 매출 중 해외 62%…"보유 현금, 차입으로 재원 마련 충분"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 (제공=오리온)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오리온이 국내보단 해외에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M&A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에서 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국내외 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매물을 검토하고 있단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2016년 제주용암수 인수 후 지금껏 대규모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 2014년 허인철 부회장을 영입할 당시만 해도 오리온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확장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허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에서 월마트코리아 인수를 주도한 것은 물론 2011년 신세계의 기업 분할을 지휘하는 등 M&A 전문가로 통했단 이유에서다. 실제 허 부회장 영입 후 오리온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발을 뺏고, 2016년엔 21억원을 들여 제주용암수를 인수했다.


이후 오리온은 M&A 보단 '오리온바이오로직스'와 같이 직접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M&A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나가는 게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M&A 가능성이 커진 건 지난해부터다. 허 부회장이 작년 5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식품 부문에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리온은 1조원에 달하는 현금과 빼어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오리온의 올 1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연결기준)은 9899억원, 부채비율은 23.3%로 보유 현금이나 차입을 활용해 충분히 M&A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은 오리온이 국내보단 해외에서 M&A를 추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출생아수가 매년 줄고 있는 데다 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성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62%이며 연간으로는 6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러시아와 인도 법인이 파이와 스낵 제품을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리온의 매출 비중과 성장세를 고려할 때 국내보단 해외서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미 오리온은 국내에선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베트남, 러시아 등 성장 여지가 큰 곳에서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현지 기업과 M&A를 하는 게 당연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성장세도 뚜렷하고 재원 마련도 충분히 가능한 만큼 좋은 매물만 찾으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다각도에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외 식음료 기업의 인수합병 역시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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