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회사채 흥행 고전 이유는
건설채 시장 경색 여전…실적 부진, 신용등급에 악영향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신공영 잠원동 사옥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신공영이 회사의 서울 잠원동 사옥을 담보로 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을 두고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비우호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담보로 내놓은 사옥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의 지급보증이 없었다면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연 이자율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회사가 매 분기 지출하는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을 상회하고 있다. 자체 영업활동으로 이자비용 감당이 어려운 상태다. 업계는 부진한 분양실적에 열위한 신용등급이 더해져 현재의 여건을 개선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 21일 400억원 규모의 제49-1회차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같은 날 100억원 규모의 제49-2회차 사모채권을 발행해 총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발행을 주관한 KB증권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모두 인수했으며 발행 기간은 이날부터 2025년 7월 21일까지 약 2년이다.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500억원 중 400억원은 KAMCO의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했다.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이 지난 6월 말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단계 내려갔지만 KAMCO의 지급보증으로 해당 채권의 신용등급은 AAA(안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한신공연은 KAMCO의 보증과 더불어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65-32 일원의 한신공영빌딩을 담보로 제공했다. 해당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3805억원으로 발행액(400억원)을 한참 상회한다.



담보를 제공하며 발행한 회사채 400억원의 발행금리는 연 4.8%다. 같은 날 발행한 100억원 규모 회사채의 금리가 연 8%임을 감안하면 KAMCO 보증과 담보 제공으로 금리를 절반 가까이 낮춘 셈이다.


한신공영은 담보 제공과 지급보증, 주관사 총액 인수로 자금 조달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동종업계로 분류하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4350억원의 예비수요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회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원인으로 미분양 등으로 심화된 실적 부진과 다시 찾아온 건설채 시장 한파를 거론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연결 매출액은 3139억원으로 전년 동기(2803억원)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58억원) 대비 3분의 2 이상 감소했다. 지방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가구가 늘어 수익성 악화가 계속됐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같은 기간 회사의 이자비용이 111억원임을 감안하면 자체 영업활동(영업이익 45억원)만으로는 이자비용 감당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2월 28일 발행한 공모사채의 수요예측이 부진했고 최근 GS건설의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지는 등 건설채 시장 경색은 여전한 상태다. 한신공영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 당시 모집 수요가 50억원에 그쳐 주관사인 KB증권과 한국산업은행이 전액을 나눠 인수했다. 시장의 냉혹한 시선은 최근 진행한 회사채 발행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담보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이 3800억원이었고 KAMCO가 보증까지 제공했음에도 주관사 KB증권이 발행한 채권 전액을 인수했다"며 "하반기 들어서도 영업실적과 신용등급이 열위한 건설사에겐 시장의 시선이 냉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