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워 매각 협상, 차순위 코람코로 넘어가
3.3㎡당 3800만원 제시, 본사 매각하는 '대신그룹' 우선협상자 포기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든타워 전경 (사진=코람코자산신탁)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골든타워 인수전에서 입찰 최고가를 써낸 대신자산신탁이 갑작스럽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MOU 체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미궁에 빠졌다. 일단 차순위협상자로 협상 권한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골든타워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차순위협상자인 코람코자산신탁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선순위협상자가 빠진 뒤 다시 입찰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이와 달랐다.


앞서 골든타워의 입찰을 진행한 결과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대신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등 3개 업체가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최고가를 써낸 곳은 대신자산신탁으로 3.3㎡(평)당 4000만원대로 전해졌다. 이는 골든타워의 연면적 4만480㎡를 적용하면 약 4900억원에 달한다.


입찰 최고가를 써낸 뒤 대신자산신탁이 우선순위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매도인 측과 협상을 해야 하지만 돌연 인수를 포기했다.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대신파이낸셜그룹 차원에서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는 판단 하에 협상을 중단시킨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대신증권은 최근 종합금융투자사 도약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 본사 사옥까지 매각하는 마당에 부동산 매입에 거액의 현금을 지출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신자산신탁은 대신증권의 부동산 계열사로 100% 자회사다. 대신자산신탁의 비용 지출은 대신증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대신자산신탁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나머지 예비인수후보인 코람코자산신탁과 마스턴투자운용이 다시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 재입찰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됐다. 당시 매각주관사 측은 여러 방안을 검토할 뿐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이 같은 분석은 대신자산신탁을 제외한 예비인수후보의 입찰 가격이 동일하다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예비인수후보 모두의 입찰 가격이 다르다면 두 번째로 높은 회사가 차순위협상자로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 입찰 당시 제시한 3.3㎡당 가격은 코람코자산신탁 3800만원, 마스턴투자운용 3700만원으로 근소하게 코람코자산신탁이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타워 입찰전 초기부터 펀드 관리사인 '코람코자산신탁 밀어주기 의혹'이 있었지만, 구조상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골든타워는 국민연금이 100% 출자한 코크렙NPS제1호가 보유하고 있다. 건물주인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한 협상자에게 빠르게 건물을 넘기는 게 유리하다. 우선순위협상자가 입찰을 포기할수록 후순위로 참여하는 입찰 가격은 점차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찰전이 지지부진하다고 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부동산 경기를 감안했을 때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대체로 맞다"라며 "코람코자산신탁이 차순위에 해당할 만큼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에 협상을 이어가는 게 국민연금에게 이득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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