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車할부금융 시장 지위 '굳건'
카드사 공세 속 자산·점유율 반등…현대차그룹 캡티브 금융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신사옥 전경(제공=현대캐피탈)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국내 자동차할부금융 최강자인 현대캐피탈의 위상이 견고하다. 국내 카드사의 거센 공세에도 올 들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 자동차 금융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24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잔액은 15조739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개월 만에 2.8%(4272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시장점유율은 37.6%에서 38.5%로 0.9%p(포인트) 상승했다.


◆ 카드사 등 영업 확대…車할부금융 시장 경쟁 심화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은 2017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후 매년 2조원 이상의 폭발적인 자산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성장세에 부진을 겪었다. 2020년에는 자동차할부금융 잔액이 4792억원 증가에 그치더니 이듬해인 2021년에는 잔액 규모가 오히려 8308억원이나 감소했다.



성장세 둔화에는 2019년 이후 업권 내·외의 경쟁 심화와 글로벌 반도체 이슈에 따른 국내 자동차판매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카드사와 리스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진출 확대됐고,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이슈에 따른 국내 자동차판매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신차금융 취급 잔액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업에서의 수익성 악화로 자동차할부금융업으로 눈길을 돌리며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카드 등 7곳의 카드사가 해당 시장에 진출해 있다. 2021년 하나카드에 이어 작년에는 현대카드가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상황이다.


전업 카드사들은 보다 낮은 상품금리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을 이용하는 차주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를 보이는 탓에 채권 발행 금리가 카드사보다 더 높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캐피탈 업계는 이자 마진을 줄이며 경쟁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10조6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9.5%(9246억원)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6%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는 자산 규모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위협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최고 43%까지 치솟았던 현대캐피탈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38%까지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등이 금리에 있어 캐피탈사 대비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차할부금융에 진출을 하다 보니 영업 다툼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신차금융에서 카드사가 저금리로 시장에 진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2021년 이후 현대차그룹 캡티브 금융사 역량 '강화'


현대캐피탈은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 할부 금융사로서 국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지켜왔다. 국내 1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의 완전 자회사로서 '캡티브 파이낸스'를 제공하며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9월 현대자동차그룹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한 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캡티브 금융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 지분의 99.8%(현대자동차 59.7%, 기아 40.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기아의 국내 유일의 승용차 캡티브 금융사로서 계열과의 지배적 긴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2021년 기존 재무투자자가 보유하던 지분 20%를 기아가 추가로 취득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이 99.8%로 높아졌다"며 "최대주주 지분 확대 이후 임직원 인사, 그룹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그룹과의 연계성을 강화 중"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시장지위를 우수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해외 판매채널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독일 법인의 유상증자 참여(총 3302억원)와 지난해 프랑스 법인 지분 50% 취득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현대캐피탈의 해외 종속 및 관계기업이 증가 추세에 있다. 해당 법인은 대부분 글로벌 금융기관 등과 합작해 해외 현지에 설립한 것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차주 등에 대한 금융 제공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펼치며 자동차금융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월 전체 할부, 임대상품의 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 이달 들어서는 현대차와 기아 전 차종의 자동차 할부 상품 금리를 기존보다 0.3%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전기차 전용 금융 프로그램 'E-FINANCE' 출시하고 전월 대비 1%포인트 인하된 할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사업이 시작될 경우 중고차금융에서의 영업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이후 업권 내‧외 경쟁 심화, 글로벌 반도체 이슈에 따른 국내 자동차판매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 추세"라며 "신용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영업확대로 인해 높은 경쟁강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국내 유일의 승용차 캡티브 금융사로서 계열 내 높은 전략적 중요성 등을 통해 여전히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그룹의 중고차시장 진출 등 변화된 영업환경에도 현대캐피탈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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