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론, 이전상장 포기 가닥…재도전 '가시밭길'
정정신고서 제출 않기로…예심 청구 9개월 만에 코스닥 이전상장 무산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9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백준 틸론 대표. (사진=틸론)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코넥스 상장사 틸론이 코스닥 이전상장 절차를 중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로 상장예비심사(예심) 효력 기한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마지막까지 증시 상장 의지를 불태웠던 만큼 향후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틸론은 잔여 IPO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7일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고 관련 작업을 준비했으나 주관사(키움증권)와 틸론,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정신고서 제출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틸론은 지난해 10월 상장예심을 청구한 지 9개월 만에 코스닥 이전상장의 꿈을 접게 됐다.


(출처=한국거래소)

틸론의 코스닥 이전상장 철회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내달 9일 상장예심 효력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기한 내 수요예측과 자금 납입 등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설령 공모 절차에 착수하더라도 기업가치 고평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등 투심을 위축시킬만한 요소가 많아 공모 성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틸론은 내부적으로 정리를 거친 뒤 조만간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숙원사업으로 삼았던 만큼, 내실을 다진 뒤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해 대규모 자금 수혈이 필요한 데다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고려해야 하는 점도 IPO 재추진 이유로 지목된다.


하지만 선결과제가 쌓여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먼저 최백준 틸론 대표를 둘러싼 오너리스크 해소가 급선무다. 금감원은 지속해서 틸론과 최 대표 간 대여금 거래 중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 않은 거래가 '업무상 횡령'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여기에 뉴옵틱스와의 43억원 규모(13일 기준) 상환금 청구 소송이 해결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심 과정에서 최대주주·경영진과 관련된 법률문제를 꼼꼼히 살핀다. 틸론이 최 대표가 겪는 법률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상장예심 단계부터 발목 잡힐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에이엘티(ALT)는 최대주주인 천병태 이사가 조세범처벌법위반죄로 고발되는 등 소송 리스크로 2021년 상장을 한차례 철회했다.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과 함께 한국거래소에 천 대표가 소송 관련 위험이 해결되기 전까지 대표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예심을 통과할 수 있었다.


공모과정에서 제시한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틸론과 키움증권은 미래 추정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하면서 2023~2024년 연결기준 추정 순이익이 각각 46억7000만원, 149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과 달리 틸론 올해 1분기 순손실 19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현재 실적으로는 재도전에 나서더라도 투자자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출처=사업보고서)

자력 생존을 위해서라도 실적개선이 필요하다. 삼화회계법인은 2022년 틸론의 감사보고서에서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이 존속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적시했다. 틸론은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217억원)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60억원)보다 많아 유동성 우려도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에도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만큼 회사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부분"이라며 "상장준비가 미흡했던 데다 IPO 과정에서 회사 평판이 급격하게 추락한 만큼, 향후 재도전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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