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기업금융 재건
'중기대출 꼴찌 탈출' 숨가쁜 체질 개선
②'법인 영업 강자' 무색···대기업 외 신규 네트워크 구축 '과제'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8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영업통' 행장을 맞은 우리은행이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은행은 과거부터 이어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기업대출 부문에서 압도적인 실적을 내 왔지만, 중기대출에서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실적을 내면서 '법인영업 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모습을 보였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취임 이후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존 대기업과의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과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고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신규 조직을 편성하고 기존 조직을 개편하는 등 숨가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 우리은행 중기대출 4대 시중은행 중 '최저'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18조3630억원으로 ▲신한은행(126조7466억원) ▲국민은행(133조1000억원) ▲하나은행(121조2350억원)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었다.



이는 우리은행이 대기업대출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1분기 말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40조4890억원으로 ▲국민은행(31조2000억원) ▲신한은행(26조4615억원) ▲하나은행(22조2130억원)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많게는 18조원 이상 차이를 벌렸다. 과거 법인영업 강자로 통했던 한일·상업은행에서부터 내려오는 대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기대출 부문에서는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은행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지난 2022년 전년대비 9.7% 증가했고, 2021년에는 15.2% 증가하는 등 성장을 지속했지만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려 온 타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다소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대출 경쟁력은 곧 기업대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은 영업 활동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유입이 가능해 대출 수요가 비교적 크지 않은 반면, 성장 단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차입해 영업을 확대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 중소기업 특화점포 개설 등 영업점 관리 '차별화'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중소기업대출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조 행장은 취임 직후 진행한 조직개편에서 국가 주요 육성 산업으로 분류된 소재·부품·장비 전문 기업들을 비롯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다수 밀집해 있는 국가산업단지인 반월·시화공단에 기존에 있던 금융센터를 확대 개편한 '반월시화 비즈(BIZ)프라임센터'를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기업은행 등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반월·시화지역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를 기업금융 특화 점포로 구성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기존 부·차장급이던 RM(기업금융 전담역)을 지점장급으로 영입하고, PB(프라이빗뱅커)를 배치해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 전반의 자산관리(WM) 업무까지 지원하며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소기업고객부 내에 신성장지원팀을 신설해 은행 전반의 신성장 관련 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개설했다. 신성장지원팀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에 대한 영업 지원 업무도 담당할 예정이다.


거점 영업점 한 곳과 가까운 영업점 4~8곳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 그룹핑 단위인 같이그룹(VG, Value Group) 개편도 이뤄진다. 하나의 VG로 묶이는 영업점을 줄이는 것으로, 이에 따라 한 VG 내의 영업점 평균 개수는 4.9개에서 3.4개로 줄어들고 전체 VG 수는 119개에서 170개로 51개 증가한다.


우리은행은 VG 개편을 통해 더욱 촘촘한 영업점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각 영업점마다 별도로 KPI평가를 받았지만, VG 제도 도입 이후부터는 그룹 단위로 공동 영업 평가를 진행하고 있어 영업점별 책임이 분산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한 VG 내의 영업점 숫자를 축소하면서 조직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 예정된 은행 경영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기업대출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기업금융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업력 강화는 물론, 여신심사 및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이와 관련된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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