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외법인 '밑빠진 독 물붓기'
유럽 및 북미시장 강화 전략에도 순이익 하락세 전환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신사옥 전경(제공=현대캐피탈)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현대캐피탈이 올 들어 해외 사업 자금투입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소재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 들어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 경영실적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 확보가 투자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올 들어 독일·프랑스 법인 직접 투자 잇따라


1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최근 독일 법인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Hyundai Capital Bank Europe GmbH, HCBE)에 대해 오는 하반기 중 1645억원(1억1800만유로)을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투자액 중 1371억원은 출자 또는 투자금액이며, 나머지 274억원은 현지법인에 대한 대여금이다. 이번 신규 투자의 목적은 현지법인 자산성장에 따른 규제자본비율 준수다. 투자는 올 하반기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프랑스 현지 법인(Hyundai Capital France, HCF)에 대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규 투자금액은 2750만유로로 한화 약 390억원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월 프랑스 대표 금융 그룹 '소시에테제네랄 그룹'의 자회사인 'CGI 파이낸스'와 함께 '현대캐피탈 프랑스'를 출범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증자에 대해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와 적정 자본비율 준수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독일법인에 694억원(4900만유로) 대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투자 역시 현지법인 자산성장에 따른 규제자본비율 준수를 목적으로 한다.


현대캐피탈은 2019년 이후 적극적인 해외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종속 및 관계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캐피탈의 종속 및 관계기업은 대부분 글로벌 금융기관 등과 합작해 해외 현지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차주 등에 대한 금융 제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몇 년 새 특히 유럽 및 북미시장에서의 강화 전략을 이어오는 중이다. 지난 2020년 3302억원을 투자해 독일 법인의 유상증자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법인 지분 50%를 취득했다.


◆ 2019년 이후 유럽 및 북미시장 강화 전략 눈길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전략은 동남아 등 신흥국 중심의 여타 국내 캐피탈사들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 캡티브(전속) 금융사로서 미국, 캐나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북미와 유럽 등에서 현지법인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현대캐피탈이 자체 수익보다는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현대캐피탈 주요 해외법인 상품자산 및 세전이익 현황(제공=현대캐피탈)

실제로 현지 현대·기아차 판매실적이 꾸준히 늘며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들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현지 법인들은 영업자산을 꾸준히 늘려가는 모습이다.


미국 법인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 HCA)는 상품자산이 2021년말 467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482억달러로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말에는 495억달러로 늘었다.


영국 법인(Hyundai Capital UK, HCUK)' 역시 상품자산 규모가 2021년 27억파운드에서 31억파운드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는 33억파운드에 달한다.


이외에 올해 1분기말 캐나다 법인(Hyundai Capital Canada, HCCA)과 독일 법인(HCBE)의 상품자산은 각각 68억캐나다달러, 47억유로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설립된 '현대캐피탈 캐나다'는 캐나다 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기아의 전속 금융사로서, 현지 자동차 딜러들을 대상으로 신차/중고차 대출, 자동차 리스 등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올 들어 해외 법인 순이익 감소세 전환


자산 성장세와는 달리 경영실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아직까지 투자 규모에 비해 그에 걸 맞는 경영실적이 뒤따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 들어 유럽 등 해외법인의 경영실적은 하락 추세다. 1분기 564억98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작년 동기 767억3800만원 대비 26.4% 감소했다.


영국법인의 경우 지난 1분기 173억7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20억6500만원 대비 21.3% 감소한 액수다. 작년 1분기 254억31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캐나다법인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3.6% 줄어든 67억2100만원에 그쳤다. 독일과 프랑스 법인의 경우에도 적자가 지속되거나 순이익 규모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해외법인 가운데 높은 순이익 비중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법인 북경현대기차금융유한공사의 경우 적년 대비 5.6% 감소한 186억3000만원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나머지 중국 법인(BAIC Hyundai Leasing Co. Ltd)은 적자가 지속됐다. 이밖에 인도, 인도네시아 법인의 순이익 실적 역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2019년 이후 적극적인 해외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종속 및 관계기업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 들어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 순이익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아직까지 영업자산 규모나 투자자금에 비해 경영실적 성과가 돋보이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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