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 4개월, '기대반 우려반'
중국발 가격·점유율 경쟁…인건비 저렴한 해외 거점 강화 '분주'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사업비전 및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하이엔드 동박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하이엔드 제품이 고객사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공세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어떻게 버틸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1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글로벌 동박시장 점유율은 13%로, SK넥실리스(22%), 중국 왓슨(19%), 대만 장춘(18%)에 이어 4위다. 


최근 동박시장 경쟁과 점유율 확보가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국내 동박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최근 들어 중국 업체와 과도한 가격 및 증설 경쟁을 벌이면서 점유율 확보가 어려워졌다.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보면 중국에서 Nuode, Wahwei, Tongguan 등 IT용 회로박(회로기판을 만드는 동박) 업체들이 배터리 전지박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


심지어 범용제품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동박제품이 잠식 중이다. 이에 따라 당장은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904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8% 감소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상반기 중국 업체들의 동박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대부분 국내 동박업체의 경우 전력비 인상 여파에 따른 부담도 컸다. 중국 CATL, BYD 등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수요가 하락한 점도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러니 회사는 초극박, 고강도, 고연신의 하이엔드 동박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다행히 유럽 하이엔드 동박시장 규모는 올해 1만톤에서 2030년 29만톤으로, 미국의 경우 2025년 5만톤에서 2030년 34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이유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케미칼에 인수된지 4개월 만에 동박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과감한 포부를 밝혔다. 


우선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시동을 건다. 회사는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북미, 유럽에서도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증설 중인 말레이시아 5·6공장은 내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추가로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신공장을 세우고, 북미 생산라인은 후보지 2~3곳을 두고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6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오는 2028년 24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을 세운 것은 단기적으로는 범용제품의 수요가 높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성능을 지속 개선할 수 있는 하이엔드 제품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이엔드 시장 진출로 범용제품의 공급과잉 현상에서 벗어나면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장기적으로는 시장 성장이 기대되나,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에 의문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국내에 비해 전력비와 인건비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중국과 차별화한 제품 기술력으로 하이엔드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장기 공급계약을 따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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