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쓴 공모주 펀드…코스닥벤처 '체면치레'
IPO 활황에도 평균 수익률 5% 언저리…'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1' 두각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따상'을 노리는 공모주 펀드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역대급 활황을 맞은 IPO(기업공개) 시장과는 달리 저조한 운용 성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벤처 투자에 특화된 코스닥벤처 펀드만이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거두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1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에 성공한 기업수는 63개로, 최근 5개년(2018년~ 2022년) 평균인 42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133개 기업이 IPO 문턱을 넘었던 2000년을 포함해 2002년(113개), 2001년(69개)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새내기 상장주는 주가도 큰 폭으로 뛰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수요예측을 거친 31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72.4%를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모주 펀드가 최근 활력이 돌고 있는 IPO 시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모주 펀드의 성과가 IPO 시장 흐름과 궤를 같이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101개 공모주 펀드(공모형‧대표펀드 기준)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7%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펀드들이 추종하는 BM(벤치마크)의 평균인 6.5% 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5개에 그쳤다. 전체 101개 펀드 가운데 69%(70개)가 평균보다 못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공모주 투자에 특화된 펀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포트폴리오의 70% 가량을 안전자산인 채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공모주의 비중은 30% 남짓하다. 101개 공모주 펀드 중 절반 이상인 59개가 '채권혼합형'으로 분류돼 있는 배경이다.



공모주 펀드가 IPO 시장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코스닥벤처 펀드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성과로 이름값을 해냈다.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거둔 공모주 펀드 1위부터 5위를 코스닥벤처 펀드가 석권했다. 지난 2018년 4월 첫 등장한 코스닥벤처 펀드는 전체 투자금의 50%이상을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벤처기업 신주에 15%가 출자될 만큼 벤처 투자에 특화된 비히클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1'가 연초 이후 35.61%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4월에 설정된 해당 펀드는 글로벌 R&D(연구개발) 기준에 상응하는 코스닥벤처 기업을 선별한다. 신주 외에도 메자닌(CB‧BW 등)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주요 보유 종목을 보면 ▲에코프로 ▲브이원텍 ▲제지엘케이 ▲제이오 ▲에스피지 등이 포트폴리오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100%)로서 액티브형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한 액티브 펀드를 전문으로 운용하는 하우스다.


이어서 중소운용사들이 2위~4위 자리에 포진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브레인코스닥벤처'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35.11%로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의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1'(28.45%)와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브이아이코스닥벤처'(28.06%)가 뒤따랐다. 대형사인 KB자산운용의 'KB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3'이 22.71%의 수익률로 '톱5' 안에 들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결정을 내릴 때 펀드의 이름에 주안점을 두지 말아야 한다"며 "투자설명서를 읽어 보는 습관과 함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펀드가 실제로 어느 기업를 담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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