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제2의 테슬라' 루시드는 어디로?
생산 및 인도 실적 더 줄어들어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인도량 줄고, 생산량 더 줄었습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그룹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부진한 생산량과 인도량을 발표한 여파인데요. 루시드는 12일(현지시간) 2분기 2173대를 생산하고 1404대를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수치 모두 직전 분기에 비해서 줄어든 규모로, 특히 생산량은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습니다. 루시드는 이에 대해 부품 공급망 경색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어요. 그러나 문제는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했음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CFRA 리서치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루시드는 성장 스토리가 깨진 회사"라며 "루시드가 애리조나 주에 최신식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량 증가율은 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언도 내놨는데요.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루시드 에어의 가격을 대폭 인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가격 인하에 직격탄 맞은 루시드


갑자기 왜 가격에 대한 지적이 나온 걸까요? 그 배경에는 테슬라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공격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며 가격 경쟁을 이끌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 고객의 추천을 받아 전기차를 구매하면 모델에 따라 500달러에서 1000달러 상당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주행보조장치인 FSD(Full Self-Driving)도 3개월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죠. 테슬라야 워낙 마진율이 높은 기업으로 유명하니 이 같은 출혈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었던 거지만, 경쟁업체들의 사정은 다릅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덩달아 피를 봤죠.


루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루시드 에어의 시작 가격은 8만 7400달러입니다. 즉 테슬라의 모델 S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위치죠. 마찬가지로 고급형 세단인 테슬라의 모델 S의 가격은 8만 8490달러에서 시작하거든요. 테슬라가 최근 제공하고 있는 추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모델 S의 가격은 더 내려갑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비슷한 차종이라, 루시드는 테슬라에 수요를 빼앗길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우선 브랜드 가치에서 테슬라에 밀리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긴급 수혈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궤도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루시드의 자금은 빠르게 말라붙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업, 그중에서도 전기차 사업은 그 특성상 엄청난 규모의 돈이 필요합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마저 전기차 공장을 '돈 태우는 용광로'라고 표현할 정도죠.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인해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태라,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물론 루시드의 뒤에는 든든한 지원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있습니다. 루시드는 지난 5월 30억 달러 규모의 신주 공모를 실시했는데요. 이때도 PIF가 나서서 18억 달러 규모의 루시드 신주를 매입하는 등 도움을 줬죠. PIF의 존재는 그나마 루시드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소지만, 어쨌든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현금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니 리스크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실망스러운 성적에 주가도 급락


루시드가 부진한 생산량과 인도량을 기록하자, 주가는 즉각 반응했습니다. 루시드 주가는 12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1.82% 급락한 7.16달러를 기록했어요. 생산량과 인도량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루시드가 다시 한번 성장 잠재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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