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LCC' 꿈꾸는 제주항공, 현금창출력 과제
현금흐름 안정적…비수기 2분기에도 흑자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제주항공)


[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제주항공이 LCC 업계 1위 자리 수성을 위해 기재 도입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이에 업계에선 이 회사가 투자 규모를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이 보유한 현금과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계획대로 투자하기가 쉽잖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13일 LCC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향후 5년 간 여객기 40기를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기재 투자에 수반되는 투자비용은 약 5조700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배경에는 점유율 확대로 외형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리스료율을 낮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제주항공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재무리스크가 클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자 규모 대비 회사의 곳간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올 3월말 기준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만 봐도 3983억원에 불과해 기재 도입 비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울러 부채비율은 올 3월말 405.5%에 달하고 유동비율은 68.9%에 그치고 있는 터라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제주항공이 계획대로 기재를 도입하기 위해선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가 올 1분기 기록한 영업활동현금흐름(1350억원) 수준을 매분기 이어가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의 경우 항공 자산 투자비(약 2077억원)와 리스비용(1218억원)이 3295억원에 달한 만큼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이 최소 4000억원 수준은 돼야 안정적으로 기재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업계는 이에 제주항공이 전통적 비수기인 2·4분기에 영업현금을 창출해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1분기와 달리 2·4분기는 학기 초, 기후 등의 변수로 대부분 항공사의 실적이 저하된다는 이유에서다.


LCC업계 관계자는 "2·4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것은 사실"이라며 "팬데믹 이전에도 비성수기에는 LCC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올 2분기는 예약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1분기보다는 못 한 수준이나 다수 LCC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실적저하 우려는 빗겨간 것으로 보여진다"고 부연했다.


제주항공 측은 추가 차입보다는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 2기를 도입한 뒤, 2024년부터 나머지 38기를 차례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어느 시점에 몇 기를 들일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할부처럼 금융리스를 통해 비용을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자금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항공기를 리스했지만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전환하면 원가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사와 737MAX 기종 40기에 대한 확정계약을 맺었고 필요에따라 추가로 도입할 수 있는 10기에 대한 옵션계약도 체결했다. 확정계약을 맺은 40기는 5년 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항공기 계약과 관련해 총 2606억원을 지급한 상태다. 제주항공 측은 해당금액은 도입예정인 항공기 1호~4호의 금융리스 부분비용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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