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PE 심층분석]
큐캐피탈, '업력·맨파워·뒷배' 3박자 빛났다
① 1982년 벤처캐피탈로 출범...황희연 대표가 이끄는 투자본부 및 그룹지원 강점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지난 1982년 벤처캐피탈로 출범한 큐캐피탈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거쳐 2009년부터 사모펀드(PEF)를 조성하며 PE 업계로 진입했다. 소위 10배 이상 수익을 내는 '대박' 사례는 없지만 포트폴리오별로 2배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광주 소재 대중제 골프장인 큐로컨트리클럽(큐로CC)을 2900억원에 매각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투자원금의 두배 가량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딜을 성사시킨 큐캐피탈의 역량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 누적 투자 40여건, AUM 2조 이상


큐캐피탈은 2009년 첫 PEF를 결성한 이후 현재까지 총 40여건의 투자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두산건설, 노랑통닭, 제네시스비비큐, 한글과컴퓨터, 아시아나항공, 이랜드리테일 등이다. 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바이아웃 및 메자닌 투자를 골고루 진행했다.



엑시트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포트폴리오 중 가장 눈에 띄는 회수성과를 낸 것은 동양매직이다. 지난 2014년 3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781억원을 회수했다. 내부수익률(IRR)이 42%에 달한다.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0년 400억원을 투자해 2014년 총 773억원을 회수한 한글과컴퓨터는 IRR 33.51%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한 딜은 동부익스프레스다. 지난 2014년 KTB PE와 컨소시엄을 조성해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2년 뒤인 2016년 엑시트를 단행했다. 매각대금은 4162억원이며 IRR은 9.88%다. 이밖에 큐로CC와 제네시스비비큐 등에도 각각 1417억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올 들어서는 2018년 3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큐피씨13호'를 활용해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 전환사채(CB)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큐캐피탈이 이처럼 꾸준히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투자재원 덕분이다. 펀드레이징(자금조달)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2009년부터 총 20개 가량의 PEF를 조성했다. 특히 2019년에는 3000억원 규모의 단독운용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는 성과도 올렸다. 큐캐피탈의 총 운용자산(AUM)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규모의 펀드는 지난 2021년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큐피씨15호'다. 총 4060억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는 지난해 SK에코플랜트(500억원), 야나두(300억원), 에어스메디컬(100억원) 등에 투자하는데 활용됐다. 현재 2500억원 이상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남아있다.


◆ 장기 근속 '맨파워', PEF 순항 주역


큐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황희연 대표다. 1972년생인 황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및 동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해 국내 대형 회계법인인 삼일PwC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3년 큐캐피탈에 합류한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잠시 회사를 떠나기도 했지만, 2009년부터 재합류해 현재까지 10여년간 근무하고 있다. 큐캐피탈의 성장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회사 역대 최고 IRR을 낸 동양매직 딜을 주도했다. 이밖에 650억원을 투자해 작년 6월 1289억원에 매각을 완료한 영풍제지, 최근 2900억원에 매각이 결정돼 약 두배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큐로CC 등도 황 대표의 작품이다. 성과를 인정받은 황 대표는 2017년 투자총괄부사장(CIO)자리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현재까지 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투자1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동현 부사장도 큐캐피탈에 14년 간 몸담고 있다. EY한영에서 근무 중이던 윤 부사장 지난 2009년 큐캐피탈에 합류했다. 황 대표가 KB투자증권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을 때 만난 최명록 부사장이 윤 부사장을 소개해 준 게 인연이 됐다. 황 대표는 큐캐피탈로 복귀한 뒤 윤 부사장에게 곧바로 러브콜 했다. 윤 부사장은 큐캐피탈 합류 이후 두산건설(4100억원), 서울제약(600억원), 인더스마트(190억원), 동부익스프레스(3000억원), 한글과컴퓨터(400억원), 대한광통신(614억원) 등의 딜을 이끌었다.


윤 부사장을 큐캐피탈에 소개한 최 부사장도 결국 2020년 회사에 합류했다. 당시 KTB PE에서 전무로 근무하던 그는 황 대표의 제안을 받고 큐캐피탈로 이직했다. 최 부사장 합류 이후 큐캐피탈은 투자 1·2·3 본부 체계를 완성했다. 본부장은 각각 윤 부사장, 최 부사장, 이창민 전무가 맡았다. 이들은 올해 드라이파우더 소진 및 포트폴리오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 큐로그룹, 든든한 뒷배



큐캐피탈은 국내 PE로는 유일하게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큐로컴의 자회사인 지엔코가 최대주주(39%)다. 큐로컴은 큐로홀딩스(11%)와 케이파트너스(11%)가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케이파트너스는 큐로홀딩스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케이파트너스는 그룹 오너인 권경훈 회장이 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큐로 그룹사들은 큐캐피탈이 어려울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투자실패 사례가 있는 경우 계열사가 부담을 일부 떠안기도 했다. 큐캐피탈이 출자자(LP)들로부터 여전히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년 투자한 대경기계기술(큐로) 투자다. 당시 대한전선과 공동으로 2200억원을 투자했는데, 플랜트 사업이 불황을 겪게 되면서 실적이 떨어졌고 이에 주가도 대폭 하락했다. 2011년부터는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적 악화가 이어진 탓에 원매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국민연금 등 LP들의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2017년 큐로그룹 계열사인 큐로컴이 손을 내밀었다. 대경기계기술 지분 전량을 260억원에 인수하며 투자금을 LP에 돌려줬다. 이후 대경기계기술은 사명을 큐로로 바꾸고 큐로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권 회장과 김동준 부회장은 큐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회사의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그룹은 지난 5월 520억원에 큐로 지분 전량(37.3%)을 KIB프라이빗에쿼티로 매각했고, 결국 16년 만에 투자를 마무리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큐캐피탈은 오랜 업력과 맨파워를 활용해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운용사"라며 "소위 말하는 대박 투자 케이스가 많지는 않지만 믿고 자금을 맡길 수 있는 PEF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도 풍부해 LP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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