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거대 플랫폼 공략에 맞선 우리의 현주소
과거 영광은 추억으로···미래 토종 서비스 핵심 경쟁력 찾아야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0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절대적인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과거 우리 회사가 저 회사보다 잘 나갔었는데.....", "한 때 저들보다 더 좋은 회사였는데 경영진들의 실수 때문에 이 모양이 된 거야!"


미래가 불투명하고 혹은 내리막길에 있는 기업의 조직원들 속에서 꼭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어찌 보면 은근한 자랑이고 어찌 보면 팍팍한 현실에 대한 푸념이다.


자랑인지 푸념인지 알 수 없는 화두를 던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조직에서 오랜 기간 있었던 조직원이다. 과거의 영광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조직원을 보면 지금의 비루함(?)에서 잠시 도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주니어나 뒤늦게 해당 조직에 참여한 경력직들은 과거 영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달갑지 않다. 신입과 경력은 그들이 누린 성공의 성과를 누려보지도 못했다. 오래 한 조직에 종사한 선임자들은 과거 자신이 잘 나갔던 시절을 신입 혹은 경력직들에게 강조하면 '나는 너희랑 달라! 이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이야'라고 들리기도 한다. 거기다 성공은 자신의 몫이고 지금의 부진은 자신의 책임은 전혀 없고 경영진들의 문제란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생각의 차이는 결국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최근 전세계 ICT 시장 흐름을 보면서 ICT 강국으로 불렸던 우리가 앞선 어떤 기업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


사실 한국은 참 독특한 나라다. 섬나라도 아니면서 비행기나 배를 타지 않고서는 외국으로 나갈 수 없는 정치적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의 반쪽 작은 공간에 5000만명이 살아가면서 우리만의 포털 서비스와 우리만의 워드프로세서를 쓴다. 이뿐인가 우리만의 SNS를 4000만 이상이 사용한다. 심지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쓰는 SNS '라인'도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독특함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과거 네이버와 다음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졌던 시장이었다.


막강했던 국내 음원 서비스도 점차 유튜브에 밀리며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이 지난해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주로 사용하는 음악스트리밍 다운로드 서비스로 멜론이 32.8%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28.7%, 유튜브뮤직이 9.8%를 기록하며 유튜브 서비스를 합하면 멜론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국내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 등 OTT서비스도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강자에 밀려 시장을 내줬다. 지난 5월 월간 OTT 활성 이용자 수를 보면 넷플릭스가 1153만명, 티빙 514만명, 웨이브 391만명 등이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져도 넷플릭스를 따라가지 못한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도 대항할 수 있는 명함을 내밀지도 못한다.


조심히 우리를 둘러보자. 거대 플랫폼이 점차 한국의 ICT 환경을 장악해 가고 있는 현실에서 과거 ICT 강국 한국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엄청난 ICT 자원이 들어가는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한 이 상황에서 과연 우리만의 AI 서비스를 만들어 글로벌 거대 플랫폼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지도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렵다.


과거 추억을 곱씹기보다 미래희망을 먹고 살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AI 시대가 열리고 있고 웹3.0 시대가 눈앞에 있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대항해 차별점 혹은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우리만의 절대적 독특함을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네이버가 지식인으로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쿠팡이 당일 배송, 새벽 배송으로 기존 온라인 유통 질서를 새롭게 재편한 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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