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테크, 인수후보 잇단 포기...'어펄마' 급부상
5월 인수한 광진화학과의 시너지 위한 '볼트온'...남은 원매자 중 현금여력 가장 앞서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6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폐기물 신재생 업체 세명테크의 매각작업이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대거 이탈로 삐걱대는 모습이다.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격이 대폭 상승한 탓이다. 시장에서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투자 포트폴리오와의 볼트온(Bolt-on) 전략을 모색 중인 어펄마캐피탈을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명테크 지분 79.89%를 보유한 최대주주 WWG가 진행하는 매각 본입찰에 최근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일찌감치 인수포기를 결정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까지 포함하면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오른 6곳 중 절반이 이탈했다. 남은 후보는 어펄마캐피탈, 태경에코-아주IB투자, 경보제약 등 세 곳이다.



대형 PEF들이 잇따라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이탈한 원매자들은 최대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세명테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8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10배의 멀티플을 적용, 기업가치를 약 86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지분(79.89%)에 대해서는 약 40%까지 경영권프리미엄도 인정했다. 하지만 매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매각측이 1300억원 가량의 가격을 원하게 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강력한 원매자들이 인수전에서 물러나면서, 업계에서는 어펄마캐피탈을 새로운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인수를 포기한 다른 운용사들이 FI 성격을 지녔다는 점과 달리 전략적투자자(SI)로서의 목적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어펄마캐피탈은 세명테크를 볼트온(bolt-on) 전략의 일환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더함파트너스와 함께 25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동종업체인 광진화학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광진화학은 화학폐기물 재활용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를 생산하며 발생하는 화학폐기물을 수거해 황산, 가성소다 등을 추출 및 판매하고 있다.


남은 후보들 중 자금력이 가장 풍부하다는 점도 어펄마캐피탈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지난 2021년 5450억원 규모로 결성한 5호 블라인드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는 약 1000억원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총 7000억원 규모의 6호펀드를 조성 중이다. 산업은행으로부터 혁신성장펀드 최종운용사로 선정돼 약 1600억원을 출자받았다. 


반면 다른 원매자들의 경우 세명테크 인수를 위해선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주IB투자는 올 초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곳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파트너사인 태경에코의 경우 작년말 기준 보유현금은 47억원에 불과하다. 유일한 단독 SI인 경보제약도 현금성자산은 80억원 수준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어펄마캐피탈은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세명테크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6년 폐기물 전문회사인 EMC홀딩스를 인수해 4년 만에 기업가치를 10배 키워낸 경험도 있는 만큼 자신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2019년 스탠다드차타드의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분사한 독립계 글로벌 사모펀드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6개 지역에서 각국에 파트너를 두고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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