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ASML "채용 전에 여권 좀 봅시다"
기술 유출 우려 있을 시 국적에 따른 채용 거부 가능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ASML 홈페이지


[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혹시 당신 국적이…?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앞으로 국적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할 수 있게 됐어요.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국가인권기구는 ASML이 첨단 반도체 기술의 유출이 우려될 경우 국적을 근거로 채용을 거부해도 된다고 승인했어요. 이란, 시리아, 북한, 쿠바,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20여 개 국가가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안에 따른 결정인데요. 네덜란드 법이 국적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셈입니다.


요즘 세상에 그래도 돼?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는 개인의 성별, 국적, 인종 등으로 인해 취업 및 승진에 차별받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방법인데요.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보안과 연관된 핵심 기술이나 정보를 다루는 기업에서도 이런 원칙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블라인드로 진행한 채용 절차에서 중국인을 합격시켰다가 최종 불합격 처리한 사례가 있었죠. 이후 국가 보안 시설의 경우 채용 시 국적을 표기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고요.


ASML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국가 시설이었던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달리 ASML은 민간 기업이라는 점이에요. 민간 기업에게도 국적에 따른 채용 제한을 허가한 이유는 이 기업이 독점적으로 만드는 극자외선(EUV) 장비가 7나노 이하의 첨단 반도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로 불리는 ASML를 네덜란드 정부가 얼마나 중히 여기고 있는지 나타나는 이번 결정입니다.


주가는 어때?


ASML의 주가는 26일(현지시간) 0.34% 상승한 700.24달러에 장을 마감했어요. 핵심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기업답게 ASML은 최근 반도체 겨울에도 불구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는데요. 이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27.42%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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