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LG엔솔과 파트너십 각별…공모채 인수 '큰손'
IPO 공모자금 70%가량 소진한 LG엔솔, 출범 이후 첫 공모채 발행 나서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엔솔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대표주관을 맡았던 KB증권이 LG엔솔의 첫 공모채 발행에서도 각별한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간다. 공모채 대표주관사로 포함된 것은 물론, 주관사단 중에서도 KB증권이 가장 많은 인수물량을 배정받았다.


◆ KB證, 홀로 1200억원 인수금액 배정…IPO로 맺은 파트너십 두드러져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22일 총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지난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돼 신설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다. 신규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안정적)로 평가받았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KB증권과의 파트너십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의 IPO 당시 국내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곳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공모 규모(12조7500억원) 기록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IPO를 마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5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액 중에서 1200억원 규모를 KB증권에 배정했다. 이는 주관사단 중에서도 가장 큰 인수금액이다.


KB증권을 제외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 나머지 공동대표주관사들은 각각 700억원씩 배정받았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의 인수금액은 각각 100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원까지 조달규모를 확대할 예정으로, 이 경우 각 증권사들이 인수하는 물량도 두 배가량씩 늘어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공동대표주관사에 인수물량을 넘기는 데 있어서 증권사에 따라 차별적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관행이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IPO 과정에서 KB증권이 국내 대표주관을 맡아 긴밀히 호흡을 맞췄고, 결과적으로 IPO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서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도 KB증권에 대해 일종의 우호적인 시선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언더 발행 땐 3% 후반대 금리 기대…"증설 투자 확대에 차입 증가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로 등급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처음 발행하는 회사채인 까닭에 개별민평금리가 존재하지 않아 등급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삼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속한 AA0의 등급민평금리는 ▲2년물 4.25% ▲3년물 4.33% ▲5년물 4.52%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언더 발행'이 이뤄지면 3% 후반대 조달금리를 기대할 수도 있는 셈이다.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 200Gwh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는데, 이를 2025년 540Gwh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을 앞둔 북미 시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달자금도 상당 부분을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과의 북미 시장 합작법인(JV) 투자를 위한 증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설비투자 부담으로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 기조가 지속, 주기적인 차입 조달이 뒷받침돼야 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6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CAPEX)이 단행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6조8591억원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해 초 IPO를 통해 12조7500억원을 공모, 이 가운데 신주 발행으로 10조2000억원이 유입됐지만 1년 만에 3분의 2 이상을 소진한 셈이다. 올해 1분기에도 1조3700억원 규모의 CAPEX가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은 -1조4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LG에너지솔루션은 중단기적으로 북미·유럽 등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으로 투자 재원 마련 과정에서 차입 증가가 예상된다"며 "대규모 수주 대응을 위한 증설 투자가 요구되면서 매년 수조원의 CAPEX 소요로 한동안 부(-)의 잉여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부 차입금 조달이나 자본 유치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실적 성장에 따른 이익 창출력 개선 등을 감안할 때 재무 부담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글로벌 자동자전지 시장점유율은 13.6%로 중국 CATL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은 14.5%로 소폭 올라섰지만 순위는 CATL(35.0%), BYD(16.2%)에 이어 3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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