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내부거래]
'본투비 3PL' ㈜한진이 사는 법
내부거래 불가한 물류사 한계, 외부 수주로 수익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태생부터 3자 물류(3PL) 전문기업인 ㈜한진의 생존방식이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삼성전자로지텍 등 타 그룹 물류사들이 제조기반 계열사 일감 덕을 본 것과 달리 외부물량으로 수익을 내는 몇 없는 1세대 재벌 물류사인 까닭이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모태회사로 1945년 창립 당시부터 1958년 법인전환, 현재까지 3자물류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기아, LX판토스는 LG그룹, 삼성전자로지텍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2자물류로 사세를 키운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수치만 봐도 지난해 ㈜한진의 계열매출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집계 기준(국내 총 매출 대비 국내 계열사향 매출)상 2.1%로 집계됐다. 반면 동 기간 삼성전자로지텍과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삼성·현대차그룹을 통해 올린 매출은 각 97.9%, 57.6%에 달했다. LX판토스의 경우 내부거래율이 5.3%로 ㈜한진 다음으로 낮았는데 올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되며 기존 거래처인 LG전자, LG화학 등이 집계액에서 빠진 착시현상이었다.


이 회사가 3PL 전문사인 배경에는 그룹의 특성이 한몫했다. 한진그룹은 ㈜한진을 포함해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인천글로벌물류센터 등 계열사 대부분이 운송·창고업을 영위 중이다. 그룹 내에 이렇다 할 제조사가 없다보니 외부 일감을 통해서만 실적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회사가 과거 고속버스(2006년 매각), 렌터카(2020년 매각)사업 등을 영위한 것도 3자 물류·택배·글로벌물류와 더불어 신사업을 통한 외형확장을 노리기 위함이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진이 계열물감 덕 없이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단 점이 꼽힌다. 이곳의 최근 5년간 매출은 1조8126억원에서 2조8494억원으로 연평균 9.5% 증가했다. 약 3000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올려 온 렌터카사업을 빼면 이 수치는 13.6%로 확대, 동 기간 현대글로비스(10.5%)나 CJ대한통운(11.3%)와 비슷한 추이를 그렸다.


수익성도 줄곧 우상향했다. 2017년 21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45억원으로 연평균 39.6% 증가했다. 아울러 영업이익률(4%)도 경쟁사인 CJ대한통운(3.4%), LX판토스(3.5%)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입 증대 덕을 톡톡히 본 하역사업이 연간 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자 수익성을 받쳐준 결과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1세대 물류회사로 장기간 구축한 국내외 육송·해송·항공물류 거점을 통해 외부 수주를 지속 확대했다"며 "특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하역사업이 매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면서 그룹 내 물량 없이도 성장할 발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항공물류사업을 크게 벌이는 대한항공과의 궁합을 고려하면 꼭 2자 물류는 아니더라도 그룹사와 적잖은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애초에 물류를 주력으로하는 기업집단인 터라 내부거래 자체가 거의 없다"며 "항공물류와 연계한 포워딩사업도 있다 보니 대한항공으로부터 올리는 매출이 있는데, 이는 물류기능이 있는 타 항공사와도 협업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도 3자 물류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차세대 한진택배 시스템 구축 등 택배 관련 투자에 거금을 들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독자생존과 별개로 ㈜한진이 택배사업을 온전히 키워내지 못한 것은 옥에 티로 남기도 했다. ㈜한진은 1992년 국내 최초 택배사업자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점유율은 10%대로 1위인 CJ대한통운과 30%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다. CJ그룹이 CJ GLS와 인수한 대한통운 합병효과로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며 ㈜한진 등은 과거에 확보한 점유율을 수성하는데 만족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서다. 이 때문에 재계는 최근 사내이사에 오른 오너일가 조현민 사장이 마케팅 및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로서 비(比) 하역부문의 수익성을 어떤 식으로 제고할지를 관심사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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