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배터리의 '지나친 낙관론'
중국 공세 간과해선 안돼···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개발에도 긴장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4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해 6월 6만원대에서 올해 4월 최고가 82만원을 찍었다. 최근 들어 70만원대 유지 중이다. 물론 에코프로 주가에 대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성이 분명하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생산하는 양극재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 중 하나로,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수요 확대에 맞춰 에코프로는 국내외에 생산설비를 추가로 세워 2027년 양극재 생산 규모를 71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앞다투어 미국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수천억원에서 장기적으로는 조단위대의 보조금 수취가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상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 바람이 불며 배터리 수요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20년 461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3517억달러로 8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로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그렇다고 산업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업계 후발주자인 중국의 성장세가 매섭다. SNE리서치가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중국 CATL이 시장 점유율 35.9%로 1위에 올랐고, 2위는 중국 BYD(16.1%)였다. 14.1%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3위로 내려앉았고 중국 업체들이 나란히 1·2위에 자리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5.2%), 삼성SDI(4.1%)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3.4%로, 1년 전보다 2.9% 떨어졌다.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성장과 별개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져야지 향후에도 중국과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은 IRA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있지만 중국의 세계 1위 지위는 여전히 공고한 실정이다. 


이제는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 2020년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테슬라는 지난해 '4680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 물론 당장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없겠지만 장기적 경쟁자는 분명하다. 


이차전지는 반도체 업황 부진 속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 이미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이때 CATL, 테슬라 등 경쟁 업체들의 성장은 낙관론을 경계하게 만든다. 이럴 때 보다 치밀한 분석과 장기적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자꾸 밝은 시장 전망만을 앞세운 낙관론에 경쟁사들의 성장을 외면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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