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내정...영업공백 해결 과제
영업실적 회복, 리스크·건전성 관리 부담↑…사업다각화 적임자 평가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0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 (제공=우리금융)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정연기 우리은행 집행부행장이 우리금융캐피탈 차기 대표에 내정되면서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지주) 임종룡호(號) 계열사 최고경영자단에 승선했다. 정 내정자가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경영 공백을 서둘러 메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정 내정자는 여신심사·카드사업·자산관리·전략·영업 등 다양한 경력으로 캐피탈 사업 다각화 추진의 '적임자'로 평가된다. 향후 그룹 내외부의 네트워크와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중장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추천 일정 앞당겨


15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최근 열린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정연기 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추천했다. 정 내정자는 내달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선임된 직후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내달 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우리은행장에 선임한 후,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를 자추위를 통해 추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한 달 가까이 후보 추천 일정을 앞당기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선임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는 주력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의 최고경영자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월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2년 임기로 신규 선임됐으나, 직후 진행된 우리은행장 선임 레이스에서 후보에 오르며 제대로 된 경영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조병규 현 대표가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은행-캐피탈 두 자회사의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우리금융캐피탈 후임 대표 선임절차를 빠른 시일 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업실적 회복·사업다각화 집중..."핵심 계열사 발돋움 자신"


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용문고(1982년)와 연세대(1991년,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과천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 본부장, 자산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역임했다.


정 내정자가 우리금융캐피탈의 수장에 오르면 가장 먼저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된 실적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다. 순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9.90% 증가한 122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대손비용이 220억원에서 510억원으로 131.8% 증가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또한 사업다각화 등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올해 영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캐피탈은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디지털 리더십 제고 ▲내실 경영강화 등을 주요 전략 방향으로 정했다.


실제 우리금융캐피탈은 자동차금융중심의 신성장금융본부를 재편해 리테일, 기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 내정자는 과거 지주사 시너지추진팀, 경영혁신실에서 근무해 그룹 사업전략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지주는 전략을 수립하고 자회사는 영업에 주력하도록 하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부합한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자추위는 정 내정자에 대해 "여신심사·카드사업·자산관리·전략·영업 등 다양한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중장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 내정자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캐피탈을 그룹 내 대표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동산PF·대부업 비중 증가세...리스크·건전성 관리 부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대부업 비중 확대 등에 따른 리스크 대응과 자산건전성 관리도 급선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올 들어 리스크관리본부 산하에 여신감리팀을 신설하는 등 재무 부실 위험에 따른 대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0년 이후 부동산PF대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 점과 기업금융 중 대부업 대출 비중이 증가 추세인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사업안정성이 높은 신차금융 비중은 감소 추세인 반면,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기업금융 비중 증가함에 따라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가 증가 추세"라며 "기업대출 중 대부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신용리스크 측면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부동산PF 대출채권은 2019년말 3302억원에서 작년 말 1조272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일반대출로 분류돼 있는 브릿지론을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부동산PF대출 규모는 1조4588억원으로 영업자산의 11.6% 수준이다. 투자유가증권 포함한 영업자산에서 대부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3%에서 2021년 말 5%, 작년 말 7%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한 작년 말 기준 레버리지배율(총자산/자기자본)도 9.0배로 전년 말(8.6배) 대비 상승하면서 규제 기준에 근접해 관리 부담이 내재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한도 규제는 기존 10배에서 2022년~2024년 말까지 9배, 2025년 이후에는 8배로 강화된다.


우리금융은 정 내정자의 자산관리 업무 능력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내정자는 자산관리그룹 담당 임원 재직 시 펀드사태로 위축된 자산관리사업을 안정화시켰고, 고액자산가 및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CCO)을 역임하며 비대면 채널 금융상품정보 적정성 점검시스템 개발 등 선제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구축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자추위로 전체적인 자회사 대표 인선이 대부분 마무리 됨에 따라 대내외적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상반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