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라셀라 '몸값 미스터리'
무리한 공모가 '기업가치 논란'…주관사 신영證, 사전 지분 투자 도마위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0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증권 사옥. (출처=신영증권)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국내 와인업계 1호 상장사 나라셀라를 향한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2일 코스닥 상장 후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공모가(2만원) 사수는 커녕 장중 한 때 주가는 1만 6000원대까지 무너지는 일마저 있었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 날은 단 3일에 불과했다.


사실 나라셀라의 주가 부침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기업공개(IPO) 때 기관투자자 다수가 나라셀라의 몸값을 비싸다고 평가했던 탓이다. 수요예측 때 참여한 기관 중 45%가 기업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격(2만~2만4000원)을 밑도는 가격에서 공모주 청약 주문을 넣었다. 그런데 나라셀라는 당시 시장의 평가에 귀를 닫은 채 무리하게 공모가를 2만원으로 확정했다.


자연히 전문가들은 나라셀라의 주관사인 신영증권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통상 IPO 흥행 실패시 상장 주관사가 나서서 기업 측에 공모가 하향 조정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혹은 후일을 도모하며, IPO 철회를 제안하곤 한다. 무리한 상장은 오히려 기업에게 독이 된다는 점을 주관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평판이 저하되고,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일은 그동안 시장에서 비일비재했던 탓이다.


그럼 신영증권은 왜 뒷짐만 지고 있었을까. 시장의 이목은 신영증권이 단순히 IPO 파트너가 아니라 이번 딜(Deal)의 '이해당사자'였다는 점에 쏠린다.


구체적으로 나라셀라는 지난해 6월 벤처캐피탈(VC)인 에이벤처스에게 투자를 받았다. 당시 에이벤처스는 '에이벤처스FIRST투자조합' 등 펀드들을 조성해 약 284억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해당 펀드에 출자자 중에는 신영증권이 포함돼 있다.


특히 투자 단가는 주당 2만20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즉 이번 IPO 때 확정된 공모가(2만원) 보다 높은 가격에서 신영증권 등은 투자를 했던 것이다.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향후 수익을 노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공모가가 2만원에선 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런 의심은 나라셀라가 처음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격(희망밴드)이 2만2000~2만6000원이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힘이 실린다. 몸값 논란 속에서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희망밴드를 낮추긴 했지만, 에이벤처스와 신영증권이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서 최초 희망밴드를 만들어냈던 셈이다.


물론 상장 전 지분투자를 단행한 증권사나 기관이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또 주관사로서 신영증권은 나라셀라의 적정 기업가치가 정말 주당 2만원 이상의 가격이라고 객관적인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결국 나라셀라와 신영증권이 공모가 확정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눴는지는 두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나라셀라는 무리한 공모가 확정 탓에 여전히 몸값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주가 부침도 반복되는 중이다. 나라셀라의 적정 기업가치는 얼마일까. 나라셀라의 몸값 논란을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초래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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