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S '렌탈 전쟁', 누구의 몽니?
미납료 청구 소송서 계약 무효 소송으로…상장사 롯데렌탈 부담 클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7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각 사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과 GS네오텍의 소송전에 불이 붙은 가운데 '계약의 적법성'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렌탈 측은 모든 절차를 공정하게 따랐다는 입장인 반면, GS네오텍 측은 계약 당시 자사 담당자에게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 중이다. 일각에선 GS네오텍이 의도적으로 소송 규모를 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장사인 롯데렌탈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란 이유에서다.


12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GS네오텍은 지난달 25일 롯데렌탈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소가(원고가 재판을 이겨 받아내고자 하는 금액)는 620억2890만원이다. GS네오텍 측은 두 회사가 체결한 계약서상 심각한 오류가 존재하는 만큼 기납부한 장비 렌탈료를 롯데렌탈이 다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작년 2월 롯데렌탈이 GS네오텍을 상대로 제기한 '규정손실금 청구의 소'(본안소송)에 대한 맞소송이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두 회사가 처음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2016년 3월이며, GS네오텍은 약 5년 6개월간 리스료를 정상 납부해 왔다. 하지만 돌연 2021년 10월부터 사용료를 미납하기 시작했고, 롯데렌탈은 계약 해지와 함께 106억1270만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두 회사가 벌이는 공방전의 핵심은 2016년 당시 GS네오텍 담당자에게 계약을 맺을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GS네오텍 측은 담당자에게 권한이 없었던 만큼 계약 자체가 무효이고, 여태까지 납부했던 렌탈료를 돌려받아야 한단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달리 롯데렌탈 측은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항변 중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가 아닌 법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사용인(대리인) 서류 확인 등을 명확하게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GS네오텍이 청구 금액을 기존보다 6배가량 증액하며 반격에 나선 주된 요인으로 국면 전환을 꼽고 있다. 본안소송의 경우 현재 7차 변론기일을 거쳤으며 이달 23일 8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법적 공방이 장기화되는 만큼 맞소송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의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비상장사인 GS네오텍에 비해 코스피 상장사인 롯데렌탈이 사법 리스크에 더욱 민감하단 점을 노렸다는 의견도 있다. 거액의 소송 피소는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가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롯데렌탈을 압박할 수 있어서다. 실제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가 지난 3월 자사주를 매입하고, 회사 차원에서 배당 확대 정책을 꺼내든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나아가 GS네오텍은 이번 소송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는데, 오너인 허정수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회사는 작년 4월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한 데 이어 11월 법무법인 화안, 법무법인 다담 2곳을 추가하며 총 3곳의 로펌으로 구성된 소송대리인단을 꾸렸다. 만약 GS네오텍이 패소한다면 롯데렌탈의 소송 비용까지 물어줘야 한다. 막대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단 점에서 허 회장 허락 없이는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리지 못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일각에선 GS네오텍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분석도 나오고 있다. GS네오텍은 본안소송이 제기된 직후 기한 내 답변서를 제출하지 못해 무변론 판결 선고를 받을 뻔 했다. GS네오텍이 초반 대응에 미숙했던 것은 롯데렌탈이 진짜로 소송을 걸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단 의미로 볼 수 있는 만큼 일종의 보복 차원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네오텍 반소로 롯데렌탈의 부담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계기로 두 회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관계자는 "충실하게 법률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GS네오텍 측은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GS그룹 계열사인 GS네오텍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바로 밑 동생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둘째 형인 허정수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정수 회장이 이 회사 지분 99.05%를 보유 중이며, 장남 허철홍 GS엠비즈 대표와 차남 허두홍 씨가 각각 0.475%씩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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