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 포트폴리오]
상장 재도전 '밀리의 서재', 흑전 외려 독됐나?
1분기 순익 21억, 추정순익에 못 미쳐...비교군 주가도 하락, 밸류 산정에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08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최초 독서 플랫폼 기업인 '밀리의 서재'가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결정한 가운데, 지난해 달성한 '흑자전환'이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적자를 낼 당시만 해도 '추정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정작 흑자를 낸 올 1분기의 순이익은 작년 추정치에 못미치게 되면서 밸류에이션 하락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공모 구조는 전량 신주 발행인 것으로 파악된다. 심사는 통상적으로 40~60영업일 가량 진행되며 최종 상장까지는 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며 공모밴드를 2만1500~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역산하면 회사의 상장 후 밸류에이션은 약 1770억~2059억원으로 산정된다.


당시 밀리의 서재 밸류에이션은 추정 실적을 근거로 산출됐다.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테슬라 요건)로 상장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회사와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과거 상승추세 등을 반영해 올해 매출 741억원, 당기순이익 130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28배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적용했다.


이번에는 추정치가 아닌 실제 실적을 적용하게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하면서 테슬라 요건을 적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비심사 청구 시점이 하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실적까지를 반영한 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해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올해 회사 실적이 지난 상장 당시 제시한 추정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매출(내부거래 제거 전)은 129억원, 당기순이익은 21억원을 기록했다. 단순히 4배수를 적용해 연 환산하면 지난해 매출(458억원)보다는 높지만 700억원대에는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원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누적 회원수는 지난해 8월 약 550만명에서 올해 6월 기준 600만명으로 50만명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1년 말 기준 누적 회원수는 418만명이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비교기업으로 제시해 온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 등의 기업도 최근 주가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약 20~5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상장 주관사는 전자책(E-Book) 사업을 영위하고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들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밀리의 서재 공모밴드가 지난해 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재무적투자자(FI)들도 기대 이하의 투자회수(엑시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총 280억원을 투자받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나이스투자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에스제이지파트너스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 상장을 택한 만큼 반기 실적을 토대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당기순이익 및 구독자 수 등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으로 회사 밸류에이션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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