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집중하는 GM·르노…생산기지로 전락하나
현대기아의 압도적 점유에 내수 판매량 지지부진, 수출 늘리자 수익성은 개선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좌)와 르노 XM3.


[딜사이트 박상우 기자]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가 내수보단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의 경우 현대·기아차에 치여 판매가 원활치 않은 데다 수익성 측면에서 수출이 유리하다 보니 사업 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양사의 국내 공장이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단 우려가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5월까지 총 16만4475대를 판매했다. 이중 내수는 1만3825대로 전체의 8.4%, 수출은 15만650대로 91.6%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도 다르지 않다. 총판매량 5만7550대 중 내수는 18.3%(1만549대), 수출은 81.7%(4만7001대)로 집계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출 물량이 늘었단 점이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앞세워 81.6%, 르노코리아는 XM3과 QM6를 앞세워 3.5% 늘렸다. 이는 내수에서 판매 중인 차종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의 경우 3월에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외에는 판매가 지지부진하고,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 출시 이후 신차를 투입하지 않아 현재 판매하고 있는 차종이 3개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기아차가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올 1~5월 판매량은 56만7488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만5000대 늘었다. 이에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89.9%에서 90.5%로 0.6%포인트나 상승했다. 내수에서 이처럼 성장길이 막히다 보니 두 회사 모두 수출에 집중하는 형태로 사업전략을 수정하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내수에서 실리를 챙기면서 수출을 통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수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수 시장에서도 좀 더 좋은 호응을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수출을 늘리면서 흑자를 내기 시작한 만큼 이들의 모기업이 생산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경우 철수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르노코리아만 해도 한때 수출의 70%를 차지했던 북미형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을 연장하지 못해 크게 휘청인 적이 있어서다.


시장 한 관계자도 "내수 시장의 경우 현대·기아차라는 공룡 때문에 GM이나 르노코리아가 힘을 쓰기 힘든 환경이니 만큼 실적을 위해 수출 물량을 늘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도 "수출 전략도 좋지만 경쟁력 있는 모델 출시를 통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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