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마지막 세계 최초 타이틀
진정한 5G 서비스 완성 핵심 28㎓ 주파수 결국 '공중에'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2019년 4월 3일은 IT 강국 한국의 자부심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 준 역사적인 날이었다. 5세대 이동통신 5G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가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5G 서비스는 4세대 이동통신인 LTE보다 20배 빠른 20Gbps 속도, 1000분의 1초 단위의 초저지연, 1㎢ 당 100만개 기기 수용성 등 강점을 가지고 있다. 5G 기술은 인간 삶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했다. 


SK텔레콤과 KT, LG 유플러스는 다양한 광고 채널을 통해 단 1~2초 만에 한 편의 영화를 내려받고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미래 우리의 모습 등을 보여줬다.


4년이 지난 현재 당시 꿈꿨던 5G 시대가 열렸는지 돌아보자. 5G 실제 속도는 약 0.9Gbps로 20Gbps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속도가 이러니 초저지연과 고밀도 집적도는 명함을 내밀지도 못한다.


5G 서비스 초기 이용자들은 5G 망이 잘 잡히지 않아 비싼 5G 요금을 내고도 LTE 망을 고정해 쓰는 일들이 있었다. 현재는 많이 개선됐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요금만 5G인 LTE'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5G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공정위는 통신 3사의 과장 광고에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했다. 그나마 사회정의(?) 실현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속 상하는 뉴스가 들렸다. 통신사가 28㎓ 주파수 대역을 모두 정부에 반납했다는 소식이다. 진정한 5G 시대를 열려면 28㎓ 대역은 필수다. 이번 주파수 반납은 통신 3사가 '찐' 5G 시대를 열 마음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관련 소식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동통신 강국이자 IT 강국 한국의 미래까지 반납한 것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IT 기술 경쟁력을 빠른 인터넷 속도와 이동통신 속도를 기반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유선 인터넷 시대 온라인게임 성장을 기반으로 빠른 인터넷 보급이 이뤄졌다. 빠른 인터넷 보급으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세상에 나왔다. 대표적으로 추억의 '싸이월드'는 당시 전 세계가 주목한 SNS였다. 다양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며 게임 산업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톱 클라스로 성장했다. 이뿐이 아니다. 유튜브 시대 이전 1인 방송시대도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먼저 활짝 문을 열었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아프리카'다. 네이버와 카카오 성장 기반에는 빠른 통신 속도와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피드백을 전달해주는 이용자들이 있었다.


빠른 통신 속도는 콘텐츠 시장 적응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튜브와 넷프릭스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한류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은 빠른 통신 속도에 적응하며 길러진 것이다.


5G 서비스를 완성했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됐을까를 상상해 본다. 스마트해진 도시에서 효율적으로 에너지 관리하고 스마트 팩토리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을 것이다. 한층 발전한 자율주행으로 이동은 더 편리하고 안전해졌을 것이고 운전하기 힘든 노약자들의 이동권도 보장돼 사회 복지는 더 탄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VR기기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환경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놀이도 즐겼을 것이 분명하다. 메타버스 기술을 선도해 기기는 물론 메타버스 콘텐츠 시장도 선도해 나갔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는 28㎓ 대역 서비스를 통신 3사마저도 포기했는데 감히 도전할 사업자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자발적으로 28㎓ 대역을 포기하며 진정한 5G 시대를 열 가능성을 스스로 접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벌써 6G 시대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5G 서비스 최초 상용화가 우리의 이동통신 경쟁력의 마지막 세계 최초 타이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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