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유치' SK온, 2026년 몸값 100조 가능할까
현재 24조원, "올해 4분기 턴어라운드 여부가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4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지난해부터 5조원 상당의 재원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에스케이온(SK온)이 4년 뒤 기업가치 목표를 지금의 4배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7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SK온의 실적 턴어라운드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6년까지 기업가치 목표를 100조원으로 잡았다. SK온의 보통주 발행 한도인 20억주를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행한 한 주당 가격 5만5000원으로 계산해봐도 SK온의 기업가치는 110조원이 된다. 발행 한도는 추후 정관 변경에 따라 상향이 가능하다. 현재 SK온의 기업가치는 24조원 수준이다. SK온이 발행한 보통주 주식 수 4억3636만주에 5만5000원을 곱해 산출한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SK온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이 되려면 SK온이 투자유치 당시 약속했던 수익률을 모두 충족시키고, 추가 투자 유치와 차입 및 회사채 발행들이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수익률 충족 조건들은 투자자들과의 투자 유치시 계약 조항에 명시돼 있다. QIPO(퀄리파이드 IPO) 조건으로 SK온이 2026년까지 일정 수익률 기준을 충족하는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고의 혹은 중과실로 QIPO에 실패할 경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도 가능하다.


회사는 전날까지 총 4조97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SK이노베이션(모회사) 2조원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한투PE 컨소시엄) 1조2000억원 ▲MBK컨소시엄 및 SNB캐피탈 1조2400억원 ▲엔지제트(ENGZ) 홀딩스·JPT 홀딩스·워트(Wert) 홀딩스 5300억원 등이다.


한투PE 컨소시엄과는 2026년까지 연 7%대의 수익률을 약속했다. 지난달 MBK컨소시엄 및 SNB캐피탈과는 이보다 낮은 수익률인 연 6% 내외의 수익률을, 엔지제트 홀딩스 등 신규 재무적투자자(FI)와는 연 5% 내외의 수익률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신규 투자유치를 받을 때 기존 계약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계약은 체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SK온이 한투PE에 2026년까지 돌려줘야 하는 연 7% 수익률을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2026년까지 주당 평가액을 최소 7만400원으로 상승시켜야 한다. 수익률 조건을 만족시켜도 기업가치는 28조원에 불과하다.


발행주식수가 4억5818만주(발행한도 20억주)나 된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발행주식수는 2억3400만주, 한화솔루션 발행주식수는 1억7446만주, 삼성SDI 발행주식수는 7038만주로 동종업계 발행주식수와 비교해도 SK온의 발행주식수는 많은 편에 속한다.


발행주식수와 추후 유통주식수는 달라질 수 있지만 주식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행 한도나 추가 투자유치 등을 감안했을 때 발행주식수가 5억주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 기업이니 만큼 다양한 문제가 상존하는 것은 맞지만 SK온은 올해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여부가 관건"이라며 "올해 말까지 수율(양품비율)을 잡고 생산세액공제(AMPC) 등이 반영돼 실적이 개선될 경우 내년 이맘때쯤 SK온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졌을 때 중장기적으로 5년, 10년, 15년 후 기업가치 100조원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70조원이었다. 지난 8일 기준 시가총액은 140조원이다. 같은 날 삼성SDI의 시총은 50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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