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우려
한진그룹 측에 4개 노선 경쟁약화 가능성 지적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23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이 특정노선에 대한 경쟁약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대한항공에 아시아나 인수 제안이 유럽경제지역과 한국 간 여객·화물 항공 운송 서비스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반대성명을 냈다.


EU 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심층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EU 위원회는 양사 기업결합이 한-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간 4개 노선에 대한 여객 운송, 한국-유럽 간 화물운송에 대한 경쟁약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양사가 국내 1, 2위 항공사인 만큼 합병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재도 줄어든다는 논리다.


EU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유럽경제지역과 한국 사이에 승객과 화물을 싣는 데 정면으로 경쟁하는 곳"이라며 "그들은 이 노선에서 단연코 가장 큰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것이고 합병은 고객들에게 중요한 대안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양사 합병은 가격 상승이나 여객 및 항공 운송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반대성명은 EU위원회가 해당 기업에 대해 제기된 이의신청을 서면으로 알리는 조사의 형식적 단계다. 이 때문에 반대의견서 자체가 조사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다만 대한항공은 EU가 우려의 뜻을 밝힌 만큼 현지서 경쟁강도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자사와 아시아나가 보유 중인 항공권 슬롯 가운데 일부을 포기하는 식으로 과점을 해소하지 않겠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앞서 영국과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기 위해 보유 슬롯 가운데 일부를 반납키로 결정했다. 슬롯이란 항공사가 공항에서 서비스를 운영키 위해 특정 날짜나 시간에 이착륙할 수 있는 허가를 말한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EU의 입장이 M&A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단 반응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건은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의거해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당사는 경쟁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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