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면
현금성자산 3개월만에 4544억 줄어, 매각 하반기로 밀렸으면 버티기 어려워
현금흐름 개선·차입금 감소 필요, 선수금도 요긴한데 신규수주 목표치 15.1%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09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1조원이 넘던 대우조선해양의 현금성자산이 6000억원대로 줄었다. 이렇게 감소하기까지 단 3개월이 걸렸다. 한화그룹과의 기업결합이 하반기로 미뤄졌으면, 유동성 압박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화그룹은 인수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로 대우조선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2조원 증자'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대우조선의 현금흐름을 단시간에 개선하거나 차입금을 줄여야 한다.


16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9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1조1523억원에서 3개월만에 39%, 금액으로는 4544억원 감소했다. 


조선업계는 선박을 건조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통상 조단위 현금을 쌓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3사 중 가장 많은 연결 기준 총 3조54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심각하다. 회계 상 순이익일 뿐 사실상 현금흐름과 관련 없는 이익 항목을 제외하고, 운전자본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니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기는 커녕 7497억원이 빠져나갔다. 4244억원을 차입해도 현금성자산 감소는 불가피했다.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한화와 기업결합이 하반기로 밀렸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돈줄이 말라가는 가운데 차입금 규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2조682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조738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을 추가 차입한 게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한화 입장에선 대우조선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거나 차입금을 줄이지 않으면 증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순차입금비율은 378%에 달했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자기자본 규모는 6290억원에 불과했다. 이달 한화그룹에서 2조원의 증자 대금이 들어오는 것을 감안해도 순차입금비율은 90%로 여전히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22.9%인 것을 고려해도 높은 편이다. 


한화에서 파견된 경영진이 당장 돌파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선수금'이다. 작년 말 기준 초과청구공사 4조5991억원 가운데 4369억원이 올해 1분기 중 수익으로 반영됐다. 초과청구공사는 일종의 선수금이다. 미청구공사가 나중에 받을 돈이라면, 초과청구공사는 반대 개념으로 미리 돈을 받아 배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선수금을 두둑히 챙기려면 선박 주문을 많이 받아야 한다. 작년에는 선박 중에서도 고가로 꼽히는 LNG선 주문이 늘었다. 


반면 올해는 4월 말까지 신규 수주한 LNG선박이 4척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12척의 LNG선을 수주한 것과 대비된다.


선박 가격이 꺾이지 않고 우상향하고 있어, 미리 선박 주문을 받아 놓는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경쟁사와 수주 목표 달성 속도를 맞출 필요는 있다.

올해 4월까지 신규 수주 금액은 10억6000만 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69억8000만 달러)의 15.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의 26%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3월까지 신규 수주 실적이 목표치의 22%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형 3사 가운데, 대우조선의 수주 목표 달성 속도가 가장 늦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운반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수상함 등 함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펼치겠다"라고 설명했다. 


(제공=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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