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베스트-엔코어, 2차전지 GPI에 '통큰 베팅'
공동운용 펀드로 150억 투자…CB 전환 시 최대주주 지위 확보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4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PI가 개발한 폴리머 배터리 제조 설비. (출처=지피아이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 메타인베스트먼트와 엔코어벤처스가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지피아이(GPI)에 총 150억원을 투자했다. 인수한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최대주주에 등극할 정도로 '통큰 베팅'을 했다는 평가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메타인베스트와 엔코어벤처스는 '메타-엔코어 소부장 신기술사업투자조합 1호(이하 메타-엔코어 투자조합)'를 활용해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보통주 4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최근 보통주(60억원)와 CB(50억원)를 묶어 11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최대 43.6%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다.


메타-엔코어 투자조합은 두 운용사가 공동운용(Co-GP)하는 프로젝트펀드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엔코어벤처스의 비히클(투자기구)을 활용해 약정총액 155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는 유가증권 상장사 엔피씨(NPC)와 금융기관 등이 참여했다.


엔피씨는 엔코어벤처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지난해 폐배터리 물류 사업에 진출하는 등 2차전지 관련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펀드 출자를 통해 GPI에 간접투자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GPI는 2차전지(배터리) 제조설비를 만드는 회사다. 주요 고객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한화 등이 있다. 세계적인 2차전지 제조사로 인정받는 기업들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메타인베스트와 엔코어벤처스는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GPI를 발굴했다. 당시 GPI는 고객사 수주 물량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이슈만 극복하면 빠른 성장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엔코어벤처스 관계자는 "GPI는 지난해 글로벌 톱티어 2차전지 제조사들에 꾸준히 장비를 공급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직면했었다"며 "이 문제만 극복하면 2차전지 제조사들의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했다"고 밝혔다.


GPI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고속성장을 노릴 전망이다. 주력 사업인 디개싱(Degassing) 장비는 물론 ▲DSF/EOL ▲레이저노칭 ▲원통형 배터리 장비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은 500억원, 내년 매출은 1000억원 이상이 기대된다는 게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회사 경영을 맡을 핵심인력도 영입했다. 김홍성 세미로드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준비를 마쳤다. 김 대표는 15년 넘게 반도체 장비 기업을 운영해온 베테랑이다. 카이스트(KAIST) 재료공학과 학·석사 졸업 후 서울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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