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녹십자, 美 혈액제제 시장 재도전
오창공장 실사 마무리 후 BLA 재제출 전망...FDA 허가 기대감↑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 연구원. (제공=녹십자)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녹십자가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해당 시장 진출을 위해 수년 간 준비해온 만큼 이번에는 세계 최대규모인 미국 혈액제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중순부터 약 2주간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를 생산하는 오창공장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실사는 BLA(바이오 의약품 허가 신청서) 제출 이후 진행되는데,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특수성을 인정해 이번엔 선실사 후 BLA 제출로 진행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허가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사 과정에서 추가 자료 요청 등이 있었는지는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만약 실사에서 별다른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는다면 녹십자는 하반기 중 BLA를 재제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하반기 BLA를 제출하면 FDA 허가 프로세스상 최종 결과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께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 녹십자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은 허은철 대표의 숙원사업 중 하나로 수년간 도전과 실패를 반복해왔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이 2021년 기준 약 12조원에 달하는 만큼 해당 시장 진출 시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역글로불린의 미국 시장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허 대표는 2015년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 직후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5%'에 대한 FDA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FDA 예비심사 절차는 통과했으나 제조공정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녹십자는 관련된 자료를 추가 제출했지만 또 다시 비슷한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녹십자는 또 다른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IVIG-SN 10%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 2021년 2월 해당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팬데믹에 따른 FDA 현장실사가 계속 미뤄졌고, 결국 FDA는 IVIG-SN 10%의 품목허가 신청서(BLA)에 대한 '검토완료서한(CRL)'을 녹십자에 보냈다. CRL은 FDA가 품목 허가를 위해 의약품 허가 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보내는 보완요청 공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녹십자의 IVIG-SN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진입에 필요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혈액제제는 수혈량·헌혈량이 매우 중요한데 공여자에 의존하는 특성상 단기간 공급 증가가 어렵고 매우 복잡한 제조 방식 때문에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녹십자는 이런 혈액제제를 주력으로 개발, 판매하고 있으며 이미 수십여개의 국가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실제 혈액제제는 녹십자의 전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IVIG-SN을 포함한 작년 혈액제제의 매출액은 42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3.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녹십자는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미국 혈액제제 후발주자 제품의 현재 시장점유율이 2% 내외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녹십자도 비슷한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점유율 1~2%가 작게 보이지만 시장 규모가 있기 때문에 매년 1000억~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