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베트남 영업권 전액 손상차손 왜
실적 악화와 경쟁력 저하 원인…시장 "마케팅 비용 등으로 성과 발생까지 시간 소요"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의 광고가 반영된 베트남의 광고판(제공=우아한형제들)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인수한 베트남 법인의 영업권을 모두 손상차손 처리했다. 실적 악화 및 경쟁력 저하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시장에선 베트남 법인의 추후 실적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는 만큼 우아한형제들이 기대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인수한 베트남 법인(WOOWA BROTHERS VIETNAM COMPANY)의 영업권 약 148억원을 지난해 모두 손상차손 처리했다. 통상적으로 인수한 기업이 적자경영으로 인해 향후 현금흐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그만큼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반영한다. 즉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 법인의 사업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사실 베트남 법인은 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지분 99%를 인수 후 매년 순적자를 냈다. 이에 4년(2019~2022년)간 누적된 순적자는 2597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역시 2019년 18억원에서 ▲2020년 마이너스(-) 194억원 ▲2021년 -137억원 ▲ 2022년 95억원에 불과했다. 연간 발행한 쿠폰 할인금액이 매출 총계를 앞지른 탓에 2020년과 2021년 매출은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대규모 손실로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자본총계는 2019년 -282억원에서 지난해 말 -257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 심화됐다. 이렇게 실적이 줄곧 악화일로를 걸었던 데다, 재무건전성 마저 저하 됐기 때문에 베트남 법인의 영업권을 모두 손상차손으로 처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베트남 법인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단 점이다. 베트남 배달 앱 중 가장 많은 지역인 21개 도시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까닭에 고정비 부담이 큰 데다 그랩, 쇼피푸드 등 동남아시아 배달 앱에 밀려 점유율을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모멘텀웍스(Momentum Works)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은 현지 음식 배달앱 시장에서 총상품거래액(GMV) 기준 점유율 12%로 3위를 차지했다. 1위 베트남 그랩(45%), 2위 싱가포르 쇼피푸드(41%)와 각각 33%포인트, 29%포인트 격차가 났다.


시장 한 관계자는 "배달 앱은 통상적으로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이 국내에서 흑자를 내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며 "국내와 같은 방식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만큼 실적 반등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점유율이 낮은 탓에 마케팅 등 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모션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 개선에 더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치열한 시장경쟁 탓에 마케팅, 점유율 확보, 투자 등에 비용 지출이 많아 적자가 지속돼 왔다"며 "현재는 그랩, 쇼피푸드와 더불어 메인 푸드딜리버리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며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법인은 향후 실적 개선과 플랫폼의 수익모델 다각화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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