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500%' 한국가스공사, AAA급 배경은
단기차입금 23조 달해, 정부 지원의지 높게 평가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15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일제히 'AAA(안정적)' 등급을 매기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지만 정부의 지원의지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 재무건전성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의 순차입금은 41조891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64%(16조349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총자산 대비 순차입금 정도를 나타내는 순차입금의존도는 3년 연속 55% 이상으로 위험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일반 기업의 경우 순차입금의존도가 15%를 넘을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지만,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공기업이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법 개정 등으로 공사의 법적·사회적 지위가 현저하게 약화될 경우를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잡는다. 영위사업의 공공성 및 국민경제적 중요성에 기반해 유사시 관련 법률에 따라 정부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정산손실 누적을 꼽았다. 이로 인해 운전자본 투자가 증가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폭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올해 1분기까지 누적된 민수용 도시가스 정산손실액은 12조원이다. 이는 2020년말 2000억원, 2021년말 1조8000억원에 비해 대폭 증가한 금액이다. 잉여현금흐름도 2021년말 마이너스(-) 3조원에서 지난해 말 -6조원으로 크게 악화됐다. 


한국가스공사 단기차입금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차입금 중에서도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말 한국가스공사의 단기차입금은 23조6014억원이다. 이는 2021년 7조8320억원 대비 200%(15조7694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기업어음(원화) 7조6350억원, 전자단기사채(원화) 7조6000억원, 외화차입 6조5768억원, 당좌 및 은행대출(원화) 1조7892억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모두 상환해야 하며, 이자율은 연 2.97%에서 연 14.77%에 달한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차입금이 과중하나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며 "원료비 연동제 등 일정 수준의 마진을 보장하는 판가 규정 등으로 양호한 커버리지 지표가 재무안정성을 방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는 한국가스공사법과 도시가스사업법에 의거해 정부가 가스도매사업자로 허가한 사실상 독점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개선된 요금제를 기반으로 미수금 손실분을 회수해 차입부담을 통제하며 앞으로도 독점적 시장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2021년 한국가스공사는 수소 생산 인프라 건설과 수소 공급 네트워크를 2030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며 "2조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추가 차입확대 우려가 있어 향후 재무안정성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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