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회사채 기관 '러브콜'…발행금리 낮춰
2년물 -55bp, 3년물 -71bp 1500억 모집액 채워…'A-' 복귀 기대감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대한항공)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대한항공이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4배에 육박하는 투자수요를 모았다. 최근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긍정적' 등급 전망을 받으면서 8년 만에 신용도가 A-로 상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5985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2년물 1000억원, 3년물 500억원으로 트렌치(trenche)를 구성한 대한항공은 2년물에서 3215억원, 3년물에서 2770억원을 각각 받았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매수주문이 쏟아지면서 대한항공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를 밑도는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인데 ▲2년물 -55bp ▲3년물 -71bp 수준에서 일찌감치 모집액이 완판됐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커진 것이 이같은 매수세의 핵심적인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이달 초 대한항공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 국면을 벗어나면서 여객 부문의 실적 정상화 추세가 뚜렷한 데다가 유상증자, 당기순이익 누적 등을 통해 재무완충력이 크게 개선된 점이 반영된 것이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4127억원, 영업이익 2조883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로, 이번 등급 전망 조정이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진다면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에 A-로 복귀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수요가 큰 편이었다"면서도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이 경쟁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회사채 유통시장에서는 이미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상향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대한항공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5.593%로, 대한항공이 속한 BBB+의 등급민평금리(8.001%) 대비 240bp 이상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됐다. 대한항공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같은 날 기준 신용등급 A-의 등급민평금리(5.394%)와 20b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액을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요예측에서 매수주문 금리가 워낙 낮게 형성돼, 증액이 이뤄져도 대한항공의 최종 발행금리는 희망금리밴드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2년물·3년물 모두 5% 안팎, 낮게는 4% 후반대에서 발행금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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