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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흔들리는 KT, 1분기 실적 주춤
① '역기저 효과' 의견도...하지만 '경영 공백'이 주요 원인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올해 KT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고 있어서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는 물론 사외이사들도 잇달아 사퇴하면서 이사회가 사실상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 KT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종욱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최소 5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장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KT의 실적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5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6266억원)보다 11.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8.6%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만 영업이익이 하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KT의 1분기 실적 부진 이유로 역기저효과를 꼽는다. KT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5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년 연속으로 1조6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KT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 조금만 떨어져도 티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KT 실적을 예측함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은 역기저효과"라며 "지난해 KT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탓에 올해 실적에 큰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기저효과를 감안해도 KT만 홀로 역성장 위기에 빠져 눈길을 끈다. 경쟁사들도 지난해 5G 가입자 확대와 마케팅 지출 감소, 비통신 신사업 성장 등으로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KT와 비슷한 요인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렸지만 1분기 만에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KT의 경영 공백이 암울한 실적 전망의 또 다른 원인으로 거론된다. KT는 지난해 12월부터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몰두해 왔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외치는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대표이사 후보자들이 중도 낙마했다. 


연임을 포기한 구현모 전 대표에 이어 대표이사 후보에 오른 윤경림 사장이 지난달 27일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사외이사 후보 3인도 동반 사퇴하면서 차기 이사회 구성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현재 KT 이사회는 김용헌 사외이사 1명만 남아 있다. 상법에 따라 사퇴한 사외이사 3인이 대행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다. 


KT는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에게 직무대행을 맡기고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지난 5일 대표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을 점검하고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구성했다.


하지만 차기 이사회를 꾸리고 새 대표를 최종 선임하기까지 최소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 이어 2, 3분기에도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실적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부터 내·외부 후보 공모 및 심사, 주주총회, 이해 관계자들과의 소통까지 감안하면 상반기 안에 CEO 선임은 무리"라면서 "CEO 선임 후에도 향후 3년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 속에 KT가 시스템으로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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