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끝났는데…법적 분쟁 번진 상장사는?
대호에이엘·디엔에이링크·젬백스링크 등 소액주주연대와 다툼 지속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호에이엘 주총 현장.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종료됐다. 대부분의 상장사는 상정된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지만, 일부 상장사에서는 의결권 인정 여부를 놓고 분쟁이 발생해 법정다툼까지 번졌다. 주주총회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 명확한 처벌 판례가 없는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상장사는 35개로 알려졌다. 이중 소액주주측이 주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법적 분쟁을 제기했거나 준비 중인 곳은 대호에이엘, 디엔에이링크, 젬백스링크 등이다. 이 소액주주들은 모두 사측이 부당하게 의결권을 제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호에이엘 소액주주연합은 최대주주인 비덴트가 자신들이 모아온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자신들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법으로 주총을 사실상 파행 시켰다며 대구지방법원에 '가결 선언을 명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새로운 임시주총 요구도 고려하고 있다.


젬백스링크는 이번 주총서 소액주주연합이 모아온 의결권 절반 이상을 제한했다. 전자의결권을 인정할 수 없고, 일부 의결권은 공시의무 위반 분이라 행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사측이 모아온 의결권에 대해서는 진정성 여부 검토가 없었다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 연합측은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9일 임시주총을 열고 사내이사 등을 선임했지만, 소액주주연합이 서울남부지법에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신규 선임 이사에 대한 제동이 걸렸다. 당시 디엔에이링크는 사측과 소액주주 양측이 각자 주총을 진행했고, 사측이 자신들의 결정을 공시하자 소액주주 연합측이 법적 분쟁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총 진행을 막기 위해 '검사인 선임' 제도가 있다. 분쟁 회사에 법조인 등을 검사인으로 선임해 주총을 감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일방적인 주총 진행을 막기위해 있는 '검사인 선임'제도가 큰 효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물리력을 갖춘 용역 회사 직원들이 동원되는 사례도 빈번하고, 일개 개인에 불과한 검사인이 부당한 주총 진행을 막는 것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액주주연합의 경우 경제력이 제한적이라 경영권 분쟁을 재차 시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측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기기만 하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셈이다. 소송에서 지더라도 처벌조항이 미미해 큰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법조계 관계자는 주총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비위에 대한 형사처벌 사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사측이든 소액주주든 주총에서 부당한 행위를 해 강력한 처벌을 받도록 한다면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총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판례가 거의 없다"며 "유의미한 판례가 나와야 억제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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