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미국법인, 작년 첫 매출 발생…반등하나
결손금 증가, 누적손실 6177억원
SK온 6년째 적자…우발채무 8조원대
"자산 5조원대, 손실 곧 메울 것"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에스케이온(SK온) 미국법인(SBA, SK Battery America, Inc.)이 4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결손금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모회사인 SK온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SK온 역시 작년까지 6년째 적자다. SK온의 우발채무가 8조원에 달하는 점도 위험요소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SK온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차전지 업종이기 때문에 추가 차입이나 투자 유치 등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법인의 자산총액이 5조원에 달하며, 지난해 소액이지만 처음으로 매출액이 나오기 시작해 일단 지켜보자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SK온의 모회사가 SK이노베이션이며,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가 재계 2위 기업집단의 지주회사인 SK㈜(지분 33.77%)라는 점도 충분한 자금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SK온 미국법인(SBA)은 2019년 설립 이후 4년째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진 것을 의미한다. SBA가 꾸준히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금을 늘린 탓도 있다. SBA의 자본금은 2019년 설립 당시 1024억원에서 2020년 5690억원, 2021년 9175억원, 2022년 2조원으로 늘어났다.


동시에 자본총계도 늘어났지만 결손금이 계속해서 발생하며 자본금 증가분을 깎아 먹었다. SBA의 자본총계는 2019년 1013억원에서 2020년 5553억원, 2021년 7524억원, 2022년 1조4969억원으로 늘어났다. 자본총계에는 자본금이 포함되기에 정상적인 법인의 경우 자본총계는 자본금보다 적어질 수 없다. 


SBA의 자본잠식 원인은 결손금 증가가 지목된다. 결손금은 소득금액보다 필요경비가 많은 경우 지출이 늘어나 마이너스(-) 되는 금액을 말한다. 결국 SBA의 자본금은 자본총계보다 2019년에는 10억원에서 2020년 136억원, 2021년 1650억원, 2022년 5059억원으로 많아졌다.


4년째 적자이기도 하다. SBA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9년 5억원에서 2020년 212억으로 늘어났다. 이후에도 2021년 1350억원, 2022년 4608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4년간 누적손실 규모는 6170억원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22년 기준 SBA의 매출액은 9623억원이다.


SBA의 악화된 재무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선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SK온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여력이 없다. SK온은 지난해까지 6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7조617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조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상태에 머물렀다. 


6년째 적자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SK온 CFO인 김경훈 부사장은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의 이슈가 있었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유럽 동력비 상승과 환율 상승 등의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지속된 것이 손익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발생과 고객사 인증 지연, 수율 이슈, 물류 차질 등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며 "미국과 헝가리 등에 위치한 신규 가동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계획 대비 더디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판매량과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장세 속에서도 아직까지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수익성 부진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SK온이 해외자회사에 제공한 채무보증도 8조원에 달한다. 채무보증은 자회사 또는 해외법인에서 자금을 필요로 할 때, 모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이를 보증하는 방식이다. 


해외법인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모회사인 SK온이나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이에 대한 상환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다. 아직 자회사인 SBA의 자체 현금창출력이 높지 않은 만큼 SBA가 SK온의 보증을 통해 채무를 연장하거나, 모회사인 SK온이 추가 출자를 할 가능성이 있다. 


SK온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2017년부터 이달 6일까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출자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6년간 SK온에 출자한 금액은 10조원이 넘는다. 


각 법인별 채무보증잔액은 SBA 3조3937억원, 헝가리1법인(SK온 헝가리) 3조817억원, 헝가리2법인(SKBM) 1조3000억원, 중국법인(SK온 옌청) 1276억원이다.


이중 올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을 앞두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15일 만기가 돌아온 SBA와 SKBM에 제공한 총 1조1978억원의 채무는 SK온을 통해 KB국민은행에서 일부 차환을 받아 해결했다. SK온은 같은 달 8일 이사회를 열어 SBA와 SKBM 2개 법인에 대한 5024억원의 차입을 결의했다. 해당 금액만큼을 차환하고, 나머지 6954억원은 자체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환해야 하는 채무 중 나머지 4286억원에 대한 만기는 오는 10월 말 돌아온다. 이 또한 SBA와 SKBM에 대한 채무로 각각 3286억원, 1000억원이다. 해당 채무도 역시 자체조달 혹은 추가 차입을 통해 차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인 점은 최근 이차전지 업계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자금 조달이 그리 막막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특히 SK온은 한투PE 컨소시엄으로부터 지난해부터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 등으로 1조원대의 투자를 받고 있다. 한투PE 컨소시엄이 적용한 SK온 기업가치는 22조원이다. 여기에 SK온은 연 7.5% 수익률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기업공개(IPO) 기한은 2026년으로 설정했다. 최근에는 사학연금도 SK온에 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SBA의 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 IRA 완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높아졌다"며 "가장 전망이 밝은 분야에 속한 기업인만큼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BA의 자산총계가 5조원이 넘기 때문에 누적 손실액 6000억원쯤은 금방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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