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현대코퍼레이션, 정몽혁-주주 '온도차'
순익 급증에도 배당 제자리...임직원 급여만 두 자릿수 '껑충'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코퍼레이션(舊 현대종합상사)이 정몽혁 회장 등 회사 임직원에게만 과실(果實)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과 직원들의 급여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주주배당은 실적과 상관없이 같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1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난해 결산기준 배당성향은 9.2%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배당을 실시한 주요 상사(삼성물산, 18.4%·LX인터내셔널, 20.9%·SK네트웍스, 30%·포스코인터내셔널, 20.9%·㈜효성, 572.5%)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치다. 철강·석유화학·자동차부품사업부문의 호조로 현대코퍼레이션의 순이익이 107% 급증한 787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주당 및 총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600원과 72억원에 그친 탓이다.


주주들과 달리 임직원들은 실적증대에 따른 이득을 단단히 챙겼다. 우선 정몽혁 회장 등 등기임원의 총 보수액은 7.7% 늘어난 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지난 3월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증액하는 요인이 됐다.


임원보수 확대는 사실상 정몽혁 회장의 상여금이 증대한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해 수령한 총 보수는 31억원으로 총 이사보수 가운데 65.1%에 달했다. 보수 항목별로 급여는 3.7% 증가한 반면 이익규모에 비례하는 상여금은 22% 증액된 14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정 회장의 올해 급여는 예년대비 더 확대될 여지도 있다. 월급여가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해 상여금 기준을 연급여의 75% 내외에서 100% 이내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호실적에 웃은 건 정 회장 뿐 만은 아니다. 작년 4분기 성과급 지급에 따라 현대코퍼레이션 직원들의 평균급여는 전년 대비 17.9% 증가한 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대코퍼레이션의 행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수익성 개선을 이룬 주체가 임직원인 만큼 이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지만, 작년 말 기준 48.92%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이익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의 작년 연초 대비 연말 주가는 2.4% 떨어진 1만6200원을 기록하며 회사 실적과 반비례한 모습을 보여 장기투자자들의 경우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현대코퍼레이션은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8년에는 순손실을 냈음에도 현재와 동일하게 주당 600원을 배당하는 당사는 배당의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2022년도 결산배당의 경우 배당성향이 낮은 건 맞지만 시가배당율(3.4%)만 보면 예년(3.6%)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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