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94%에도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1조원대 전망, 적자 우려도..."그래도 감산은 없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00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R&D(연구개발) 역량,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했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 악화로 '역대 최악'의 실적이 예상된다. 95%가 급감한 영업이익 전망치에 벌써부터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실적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다"며 감산이 불가피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무(無) 감산'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 회장이 이 공포스러운 깊은 적자 골짜기를 건너 경쟁 업체를 누르고 '초격차'를 실행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한다면 회장 취임 원년을 맞아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메모리반도체 부문, 4조원 적자 전망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매 분기 시작하는 주 금요일에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국내 기업의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잠정실적발표는 반도체 한파로 인해 이전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역대급 최악의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적자를 예측하는 증권사가 나올 정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1억원, 매출액 64억20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92%, 17.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1조1억원은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4조3061억원보다도 82.3% 적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이 1조원도 밑돌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4분기 대비 94.0% 감소한 2570억원으로 예상했다.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분기의 593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 전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 680억원으로 컨센서스인 1조9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메모리 재고평가 손실 여파로 DS 부문 영업적자가 4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95% 줄어들었음에도 이 회장은 과감한 결단으로 감산 없이 투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반도체 업체들이 일찌감치 감산을 공식화했지만 삼성전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자신감이다. 역대 최악의 반도체 한파 속에서도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지난달 예상치 2조8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했다. 연간 적자 규모 역시 4조5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반도체 재고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D램도 낸드플래시 재고 수준은 정상치인 3.5주를 크게 웃도는 15주 이상으로 한계 상황을 이미 넘었다. 일각에서는 재고일수를 6개월(다올투자증권)까지 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가격 하락폭이 커서 D램, 낸드 모두 영업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수익성 악화가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2분기 또는 3분기부터 반등 전망


문제는 2분기다. 전문가들마다 전망이 다르지만 2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과 2분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으로 나뉜다. 하지만 대부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황도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운턴에서 투자 유지로 업황 회복기 영업이익과 점유율 모두 우위를 누릴 것"이라면서 "경쟁사들이 차입금과 이자부담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동안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반도체 부문 실적은 2분기부터 점진적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서버용 CPU 양산 공급 본격화에 따른 수요의 회복과 기존 계획 대비 하향 조정된 공급 증가율을 기반으로 2분기부터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분기 -2조9000억원, 3분기 -1조7000억원, 4분기 1조1000억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레벨도 1분기 정점 이후 점진적 감소할 것"이라면서 "파운드리도 2분기부터 점진적 가동률 회복이 기대되며, 하반기부터 반영될 5나노 이하 선단공정 신규 수주가 가동률 상승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하나증권은 2분기 반도체의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고, MX 부문은 플래그십 효과 축소로 감익이 전망되기 때문에 전사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9% 감소한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록호,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RAM 생산이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1분기에도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라면서 "상반기에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여전히 낮지 않고 서버향 수요 강도도 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재고 감소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도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3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현우, 문소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진행된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재고 조정으로 세트 재고가 1분기 피크를 치고 감소로 전환할 것"이라며 "메모리 재고도 2분기부터 감소하고 3월부터 스마트폰 수요 개선, 데이터센터 투자확대, PC 판매 증가를 염두에 둔 일부 세트 업체의 부품 오더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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