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HMM 사장 "자사주 매입, 다 좋은 건 아냐"
책임경영 의지 보이란 요구에 "사라고 하면 자사주 매입하겠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3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경배 HMM 대표가 31일 여의도 파크원에서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김경배 HMM 사장이 회사 임원들의 자기주식매입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상 대표 등 고위 관계자의 자사주매입은 ▲책임경영 강화 ▲주가관리 의지를 피력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져 주가에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김 사장은 이러한 활동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단 논리를 내세웠다.


31일 여의도 파크원에서 개최된 HMM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회사 주가가 고점(52주 최고가) 대비 58.7%인 2만원에 그친단 점에서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안을 요구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된 건 ▲회사 및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분기 배당 실시 등 배당확대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가 들고 있는 영구채 해소 등이다.


김경배 사장은 일단 주주들의 의견에 일부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영구채의 경우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 행사 날에 맞춰 행사를 할 예정이며 적절한 투자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성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현재 회사 사정이 전년 대비 안 좋아지긴 했는데, 분기 및 반기 배당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끈 부분은 자사주매입 요구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다소 난색을 표한 점이 꼽힌다. 김 사장은 "주주분들이 원하시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면서도 "상징성을 내포하는 게 과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서 재직하던 시절을 상기하며 자사주매입의 양면성을 강조했다.


김경배 사장은 "예전 회사(현대글로비스)에 다닐 때 주가가 횡보세를 보여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적이 있는데 일장일단의 결과가 났다"며 "본인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면 대표이사가 진정성 있게 회사를 운영한단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다른 한 켠으론 회사 주가가 떨어지니까 임원들에게 강제로 (주식을) 파는 것 아닌가 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상장회사의 대표가 자사주 매입 효과에 물음표를 던진 건 이례적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임원들의 경우 매수한 자사주를 비교적 장기간 보유하기 때문에 한 주라도 유통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나는 데다 매수공시 자체로 투자자에 신뢰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날 회사 차원의 자사주매입·소각프로그램 실행 여부를 묻는 주주들의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아 인위적 주가부양책 실시에 대한 의문점도 남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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