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손실 한세엠케이, 재고 털고 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운전자본 부담 2배 가량 확대, 사측 "온·오프라인 통해 빠르게 정리할 방침"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지우 기자] 한세엠케이의 재고자산이 1년 새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정리한 브랜드 재고가 쌓인 데다 계열사인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회사가 노후화 된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당 재고를 빠르게 소진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단 점이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마이너스(-) 52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을 기록,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만 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현금흐름이 1년 새 음수로 전환된 것은 순손실 영향이 있지만,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커진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회사는 2019년 이후 줄곧 순손실을 내고도 현금흐름은 플러스(+) 기조를 이어왔다. 순적자 규모가 작년(378억원)과 별반 차이 없는 2021년(310억원)만 봐도 영업으로 유입된 현금이 125억원이나 됐다. 이는 한세엠케이가 재고자산 조정을 통해 운전자본 부담을 최소화 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재고자산이 1005억원으로 전년보다 75.1%나 불면서 운전자본 역시 996억원으로 43.9%나 늘어난 탓에 현금흐름이 음수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물론 한세엠케이 역시 지난해에도 운전자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원재료 등을 외상으로 매입하는 비용(매입채무)을 이 기간 96억원에서 349억원으로 44.1%나 늘렸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이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외상매출(매출채권)을 줄이는 동시에 매입채무는 늘리기 때문이다.


한세엠케이의 재고자산 급증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정리했던 중저가 의류 브랜드 TBJ와 앤듀의 남은 재고와 흡수합병 한 한세드림(유아동복) 물량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회사의 재고가 증가한 탓에 지난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9억원이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재고자산평가손실 금액은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에 포함되는데 규모가 커질 경우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특히 의류의 경우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악성재고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작년 자사가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하면서 인수한 재고자산은 충당금을 포함해 349억원이었다"며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 81억 감소해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까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남아있는 재고를 최대한 빠르게 소진할 예정이며, 내년까지 소진되지 못한 재고에 한해 온라인 채널로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세엠케이의 이러한 계획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썩 좋지 만은 않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 재고는 소진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보관비용이나 물류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게 점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세엠케이의 경우 브랜드 경쟁력이 다소 떨어져 있어 이렇다 할 캐시카우 브랜드가 없다"며 "이럴 경우 재고자산이 악성재고로 빠르게 변하게 되고 해당 재고의 소진 속도도 굉장히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류는 원가율이 20~30% 사이인데 팔리지 않고 재고가 남아 이를 장기간 보유할 경우 보관하는 비용과 물류 비용이 더해져 재무구조상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앞선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영업 및 유통망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으며 재고자산 역시 최대한 매출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올해 매장 및 메가스토어 확대와 함께 브랜드별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 체험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해외 시장에서도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 브랜드별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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