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987, 'IRA 완벽대응' 배터리 재생산 기술 개발
원재료 98.7% 회수 가능...상반기 1만t 상업화 시설 가동 예정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배터리 재활용 연구기업 리셀987(Recell987)이 폐배터리에서 주요광물인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100%에 가깝게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시험 생산을 마쳤고 상반기 내 1만t 규모 상업화 시설 가동에 들어간다. 유럽 원자재법(CRMA)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어 배터리 재활용 업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리셀987은 금속환원파우더(블랙파우더)를 100% 수준으로 추출해 재활용 할 수 있는 '친환경 금속환원 기술 공정'을 개발하고 시험생산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통하면 60~7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배터리 금속 회수율을 98.7%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STECH), 한국과학기술원(KIST), 한국전자기계융합기술원(KEMCTI) 등 국내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파일럿 생산을 통해 성공적으로 블랙파우더를 만들고 금속이 회수되는 것을 확인했다.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 1만t 규모의 상업화 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폐배터리를 파쇄해 만드는 블랙파우더는 양극재 및 음극재로 구성된다. 리셀987이 개발한 기술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산화금속(리튬·니켈·코발트·망간)을 다시 본연의 성질을 가진 상태로 환원시켜 재사용 할 수 있게 하는 공정이다.


리셀987은 이 공정에서 폐배터리에 남아 있는 잔류 전기를 에너지로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리튬 배터리 폭열 위험으로 전기를 완전 방전시킨 후 분해·파쇄 작업에 투입하는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회사는 "기술력으로 2차전지의 열화 및 폭열특성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활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블랙파우더를 생산하는 전 처리 과정에서 손실되는 금속을 최소화한 것이 강점이다. 폐배터리를 블랙파우더로 만들었을 때 배터리를 처음 생산했을 때 투입된 광물의 약 98.7%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이 생산하는 블랙파우더는 이 수치가 55~70% 수준이다.


공정에 들어가는 시간도 대폭 줄였다. 일반적으로 방전·해체·열처리·파쇄·분쇄 과정을 거치는 블랙파우더 생산 공정은 모든 작업이 완료되는데 5일 이상 소요된다. 반면 리셀987이 개발한 공정은 블랙파우더를 생산하기까지 32시간이면 충분해 경제성까지 갖췄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향후 유럽 CRMA와 미국 IRA를 대응하는 것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새로운 배터리를 제작할 때 재활용된 원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의무화되는데, 폐배터리에서 100%에 가까운 비율로 원재료를 추출해 재사용할 수 있어서다.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유럽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존 공정에서는 필수인 '황산침출'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공정은 블랙파우더에서 금속을 추출하며 황산을 활용한다. 이를 씻어내는 과정에서 대량의 오폐수가 발생해 기존 업체들은 유럽에 공장을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안효수 리셀987 대표는 "토종기술로 투입된 광물을 98.7%까지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가 보유한 기술은 재활용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환경은 물론 경제성까지 갖춘 기술로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셀987은 미국 LIBUS987사의 국내 연구 기업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출신으로 국방부 기술심의위원을 지낸 안효수 박사가 이끌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차전지 배터리재활용 기술 개발에 도입해 2019년부터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2021년 북미·유럽 시장 진출 및 기술보호를 위해 미국 텍사스에 본사(LIBUS987)를 설립해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사가 가지고 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에서 2030년 21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2020년 850만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에는 2200만대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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