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젊은 갤럭시' 삼성전자 특명 받은 아기 유니콘
정용채 슬래시비슬래시 대표 "Z세대 사랑받는 브랜드 만들 것"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6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슬래시비슬래시가 포켓몬 IP로 제작한 스마트폰 케이스 (출처=슬래비시슬래시 홈페이지)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순정 상태의 갤럭시 Z플립4. 인기 캐릭터 '피카츄'가 그려진 스마트폰 케이스를 끼우자 배경화면에 포켓몬이 등장했다. 단순했던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순식간에 아기자기하게 바뀌었다. 10초 남짓의 짧은 시간, 슬래시비슬래시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슬래시비슬래시는 콘텐츠 연동 스마트프로덕트 제조사다. 스마트폰 케이스, 스마트워치 스트랩, 무선이어폰 케이스, 무선충전기 등에 다양한 IP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BTS(방탄소년단), 스타워즈, 심슨, 펩시 등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IP만 100여개에 달한다.


정용채 슬래비시슬래시 대표는 23일 딜사이트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콘텐츠 IP를 추가 확보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갤럭시 전문 액세서리 브랜드인 'SLBS'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채 슬래시비슬래시 대표 (제공=슬래시비슬래시)

슬래시비슬래시는 올해 창업 4년차를 맞은 스타트업이다. 사선을 뜻하는 '슬래시(slash, /)'와 이를 반대로 한 '백슬래시(back slash, \)'를 겹쳐 'X자' 모양을 이루겠단 포부로 사명을 지었다. X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의미한다.


창업자인 정 대표는 디자인 전문가다.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10년부터 약 9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았다. 재직 기간 주력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의 사용자경험(UX) 기획 업무를 도맡았다. 첫 번째 제품인 갤럭시S1부터 2017년 출시된 갤럭시S8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빼어난 디자인 감각 덕분일까. 그가 '대박'이라고 예언한 제품들은 모두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슬래시비슬래시가 지난해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정 대표의 안목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다양한 IP를 접목한 '히트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왔다.


정 대표는 "회사 설립 후 매년 30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작년 말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으로도 선정됐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난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올 들어 매출 증대와 함께 맡게 된 중책도 있다. 젠지세대(Gen Z·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갤럭시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관련 협약을 맺고 갤럭시 전문 액세서리 브랜드 'SLBS'를 공개하며 신호탄을 쐈다.


정 대표는 "SLBS는 아이폰 사용 비중이 높은 1020세대를 겨냥해 이들의 갤럭시 사용 수요를 늘리는 걸 목표로 기획한 브랜드"라며 "힙하고 트렌디한 전용 액세서리를 내세워 갤럭시의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 확립과 Z세대 신규 유입 확대를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2주간 진행한 팝업 스토어 행사는 이 같은 방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기간 팝업에선 SLBS 제품이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특히 Z세대가 자주 찾는 더현대서울에 팝업을 연 만큼 10대, 20대 젊은이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행사장을 직접 둘러볼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슬래시비슬래시가 지난 2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개소한 팝업스토어 (제공=슬래시비슬래시)

슬래시비슬래시는 올해 'B2C 채널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보다 영향력이 큰 IP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단 구상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인기 캐릭터들과 유명 아이돌그룹의 기념행사를 잇달아 진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강력한 IP 확보와 더불어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판매·유통망 다각화를 계획 중"이라며 "경쟁사 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과 최신 유행을 반영한 디자인을 제공함으로써 주요 타깃인 Z세대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교체주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의 경우 전 세계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북미 지역을 공략하는 게 핵심 과제"라며 "지난해 11월 개소한 북미 법인을 통해 전략적인 접근을 꾸준히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달한다. 북미 시장 규모만 20조원이 넘는단 뜻이다. 슬래시비슬래시는 작년 12월 북미에서 포켓몬과 스타워즈 에디션을 완판하는 성과를 거뒀다. 향후에는 '갑옷 케이스'라고도 불리는 러기드 케이스(Rugged case) 판매량 증진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강력한 IP를 입힌 스마트 프로덕트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실제로 검증했다"며 "한국에선 디자인이 좋고 슬림한 케이스가 인기가 많다면 북미에선 제품 보호에 중점을 둔 케이스 수요가 많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서비스센터가 멀고,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 때문에 튼튼한 케이스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실드웨어'라는 러기드 케이스 브랜드를 별도 론칭하는 등 다방면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 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70억원 규모로 진행 중인 시리즈B 라운드 자금모집(펀딩)을 오는 4월말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재무적투자자(FI)들이 많아 목표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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