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무난 통과
표결마다 찬성률 일부 차이…소액주주, 티는 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한진칼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한국산업은행과 델타항공 등 백기사들이 부족한 의결권을 채워준 덕을 톡톡히 봤다.


22일 오전 한진빌딩에서 진행된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을 시작으로 안건에 올라온 사내·외 이사 재선임, 정관일부변경, 이사 보수한도 건 등이 원안가결로 처리됐다.


이날 눈길을 끈 부분은 주요 안건의 찬성률이 80%를 넘겼다는 점이다. 주총에 앞서 한진칼이 제시한 대부분 안건에 의결권자문자인 CGCG가 반대를 권고한 만큼 소액주주의 반발 가능성이 예상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셈이다.


앞서 CGCG는 지난 15일 ▲주주 지분희석 방관 ▲주주가치 훼손 이력 ▲일반주주의 이사선임 안건 제한 ▲과도한 보수 등을 이유로 한진칼이 올린 안건 13개 가운데 8개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조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재선임에는 과거 산업은행을 상대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을 문제 삼은 것. 오너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주주들의 지분희석을 불러일으킨 만큼 조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주주가치를 침해했단 것이다. 이어 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올리겠단 안건에는 과도하단 점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증액발행 안건은 주주지분의 추가 희석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투표 결과는 오너 측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사외이사 3인(김석동, 박영석, 최윤희)의 재선임 안건은 찬성표가 99%에 달했으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의 경우 94%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낮은 편이었던 BW 증액발행(82%), 보수한도 증액(81%)도 찬성률이 80%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시장은 조원태 회장이 여러 우군을 확보한 점이 유효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산업은행, 델타항공, 호반건설, 팬오션이 보유 중인 주식은 4186만주로 이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능 주식(6036만주)의 69%에 달했다. 소액주주 및 기타 기관투자가 등이 모두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정관변경 등 특별결의안건(출석 주주의 3분의 2찬성)을 모두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안건 찬성률이 80%를 넘겼단 점에서 오너일가를 바라보는 소액주주와 기타 기관투자가의 시선도 우호적으로 변한 것 아니냔 시선도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안건별 찬성률이 차이를 보인 점 옥에 티로 남았다. 우선 조 회장의 재선임 찬성률은 또 다른 사내이사 후보자였던 하은용 부사장(99%)대비 5%포인트 낮았고 보수한도 증액, BW 증액발행 건은 타 안건대비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지분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거나 조원태 회장 등 일부 임원만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선 적잖이 반대표를 행사한 결과다.


한편 류경표 한진칼 이사회 의장은 주총 결과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투명경영으로 신뢰도를 제고하는 한편 경영 효율화 등으로 호실적을 달성, 주주들과 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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