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유플, 신뢰회복 위한 철저한 약속 이행에 박수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에도 지금까진 약속 이행 충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제공=LG유플러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정보 유출과 인터넷 서비스 오류로 혼란을 겪은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장)가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 정보 유출과 인터넷망 장애 등 잇단 사이버 피해 발생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주요 임원들도 참석해 재차 고개를 숙이며 조속한 사태 수습을 약속했다. 


LG유플러스 경영진이 고개를 숙인 지 벌써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LG유플러스는 그간 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유출 피해 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까지 '유심 무료 교체'를 지원하는 등 약속 이행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피해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피해지원협의체'도 구성했다. 협의체는 개인정보유출과 인터넷접속오류로 인한 피해 사례들을 분석해 고객 유형에 따른 합리적인 지원 기준과 정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전과 달라진 LG유플러스 태도에 고객들의 불만도 다소 누그러진 상태다. 물론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간 정보보호 투자액 1000억원으로 확대', '영역별 보안 전문가 영입' 등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가 과제로 남아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검증이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를 향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 국내 주요 통신사 중 한 곳인 LG유플러스의 개과천선은 통신 시장 전반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가 연간 정보보호 투자액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000억원으로 늘리면 경쟁사들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안 분야에 투자하면서 전체 시장의 보안 역량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변화의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신사들은 서비스 장애 발생에 따른 배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애 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더라도 요금의 10배를 보상하는 내용의 이용약관 개정안을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했다. 기존에는 장애 발생 시간이 연속 2시간을 넘겨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았다. 이번 약관 개정은 실효성 논란까지 극복하진 못했지만 배상 책임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통신사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흔히 기업들의 사과는 '악어의 눈물'에 비유되곤 한다.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그동안 지겹도록 목도해왔다. 대다수 기업들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떠밀리듯이 사과하고 생색내기용 대책을 논하기 바빴던 모습을 말이다. 고비를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기 일쑤였다. 이를 매번 지켜봤던 고객들에게 기업 신뢰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철저한 약속 이행으로 고객 신뢰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황현식 사장도 "모든 사업의 출발점은 고객"이라며 "LG유플러스가 뼈를 깎는 성찰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보안과 품질에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었다. 가짜 눈물을 흘렸는지 진심 어린 성찰이었는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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